美 부채상한 증액 협상 극적 타결

美 부채상한 증액 협상 극적 타결

입력 2011-08-01 00:00
수정 2011-08-01 09:57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14
미국 연방정부 부채상한 증액 협상이 국가 디폴트(부채상환 불이행) 시한을 불과 이틀 앞두고 31일(이하 현지시각) 극적으로 타결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저녁 백악관에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상·하원의 (민주·공화) 양당 지도자들이 재정적자를 감축하고 디폴트를 막기 위한 방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10년간 지출 2조5천억弗↓…부채상한 2조1천억弗↑ =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공화 양당 지도부는 이날 11시간의 마라톤협상 끝에 재정적자 감축과 부채한도 증액 방안에 합의했다.

합의안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미 행정부는 향후 10년 동안 두 단계로 나눠 2조5천억달러가량의 지출액을 삭감하기로 했고, 이 가운데 약 9천억달러 규모의 지출 삭감은 1단계로 즉각 승인하기로 했다.

또한 2단계 감축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의회에 양당 의원이 동수로 참여하는 12명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오는 11월까지 관련 계획을 보고토록 할 예정이다.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미국이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전에서 발을 빼고 있는 가운데 1단계 지출삭감 시 국방 분야에서만 3천500억달러의 지출을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합의안에 세금 인상과 관련된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공화당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합의안에 대해 “아이젠하워 정부 이후 국내지출을 최저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나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한 투자를 가능케 하는 정도”라며, 다만 “부채상한 증액안에 포함된 정부지출 감축은 취약한 미국 경제상황을 감안해 갑작스럽게 추진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행정부는 연방정부 부채 법정한도 역시 두 단계에 걸쳐 지출삭감액과 비슷한 규모인 2조1천억달러~2조4천억달러가량 증액할 예정이다. 정확한 증액 규모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며 로이터는 부채상한 증액이 3단계로 이뤄진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부채상한 증액에 관한 초당적인 합의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내일(1일)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들에게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르면 내일(1일) 표결 = 이 같은 합의안은 상·하원의 표결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의회 관계자들은 1일 상원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들에 대한 비공개 브리핑 이후 법안 심의 과정을 거쳐 표결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민주당이 다수를 점하고 있는 상원에서는 법안이 표결을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보이지만 공화당이 다수당인 하원에서는 진통이 따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공화당에서는 지출삭감 규모 등을 두고 보수주의 유권자 단체인 티 파티 계열 의원들의 반발이 거셀 적으로 예상된다.

’대권잠룡’인 미셸 바크먼 하원의원(미네소타)은 이번 합의안의 지출삭감액이 부족하다며 자신은 합의안에 대해 거부 의사를 표명할 것이라고 밝혔고, 론 존슨(위스콘신) 상원의원도 이 같은 규모의 지출삭감만으로 현 정부의 재정상의 문제점을 바로잡을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다른 공화당 의원들은 2단계 지출삭감을 위해 결성될 초당적 위원회가 세금인상안을 거론할 가능성이 있다며 위원회 구성에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사회보장성 지출 삭감에 반대해온 민주당 의원들도 이번 합의안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은 상태다.

이 같은 반대 의견에도 법안이 상·하원 표결을 통과하면 오바마 대통령의 서명 절차만을 남겨두게 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아직 중요한 표결절차가 남아 있다. 아직 끝난 게 아니다”라면서 “의회가 며칠 내에 이 같은 방안을 승인해야 할 것”이라며 조속한 처리를 거듭 촉구했다.

이어 “어느 정당도 모든 합의 내용에 만족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이를 통해 향후 6개월 혹은 8개월, 12개월 내에 이런 (디폴트) 위기에 다시 직면하지 않아도 되고, 우리 경제에 드리운 불확실성과 부채의 암운을 걷을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시장 “일단 안심”…신용등급 전망 “글쎄” = 지지부진하게 진행돼 온 부채상한 증액 협상이 디폴트 시한을 불과 이틀 앞두고 극적으로 타결되자 금융시장은 안도하는 분위기다.

이날 협상 타결 소식이 알려지면서 일본 닛케이 지수는 장중 한때 1.8%까지 상승하고 달러화도 강세를 보였으며, 금 시세는 1%가량 하락했다.

그러나 이번 합의안으로 디폴트 가능성은 축소됐지만,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을 경고했던 국제신용평가사들의 우려를 잠재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타협을 위한 길을 모색해온 양당 지도자들에게 감사하고, 무엇보다 협상 타결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여온 미국 국민에게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베이너 하원 의장도 이날 공화당 의원들과의 컨퍼런스콜에서 “타결안은 모든 공화당원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좋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미국 연방정부 부채는 지난 5월 16일 법정한도인 14조2천940억달러를 이미 이를 넘어섰으며, 이에 따라 백악관과 의회가 부채상한을 증액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해 왔다.

연합뉴스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투표
트럼프 당선...한국에는 득 혹은 실 ?
미국 대선에서 여론조사 결과를 뒤엎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 됐습니다. 트럼프의 당선이 한국에게 득이 될 것인지 실이 될 것인지에 대해 말들이 많은데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득이 많다
실이 많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