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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수사 ‘큰 작품’ 그렸지만… ‘최고의 칼잡이’ 초라한 퇴장

세월호 수사 ‘큰 작품’ 그렸지만… ‘최고의 칼잡이’ 초라한 퇴장

입력 2014-07-25 00:00
업데이트 2014-07-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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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경 인천지검장 사퇴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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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경 인천지검장이 인천지방검찰청에서 퇴임식을 마친 뒤 청사를 떠나는 차에 오르고 있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에 대한 수사를 총지휘했던 최 지검장은 유씨를 검거하지 못한 책임을 지고 이날 사표를 제출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최재경 인천지검장이 인천지방검찰청에서 퇴임식을 마친 뒤 청사를 떠나는 차에 오르고 있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에 대한 수사를 총지휘했던 최 지검장은 유씨를 검거하지 못한 책임을 지고 이날 사표를 제출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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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24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수사 관련 현안보고를 위해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24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수사 관련 현안보고를 위해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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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한 경찰청장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수사 관련 현안보고를 하던 중 잠시 눈을 감고 있다.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이성한 경찰청장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수사 관련 현안보고를 하던 중 잠시 눈을 감고 있다.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세월호 참사 발생 나흘 뒤인 4월 20일 세월호 선주 및 선사에 대한 수사가 인천지검에 배당되자 법조계에서는 ‘큰 작품’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모두가 최재경 인천지검장을 주목했다. 그는 검찰 최고의 특수수사통으로 꼽혔다.

 사고 발생 즉시 특수수사팀이 꾸려졌다. 그의 부임 4개월 만이었다. 그에게 수사를 맡긴 김진태 검찰총장이 거는 기대도 컸다. 통상적인 수사와는 달리 이번에는 대형 참사를 계기로 느닷없이 시작되면서 수사팀은 시간에 쫓기는 상황이었다.

 최 지검장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을 잡을 때까지 집에 들어가지 않겠다며 집무실에 야전침대를 갖다 놓고 수사를 독려했다. 수사팀의 초기 행보는 거침없었다. 유씨를 사법 처리의 정점으로 잡은 수사팀은 혐의 입증을 위해 먼저 그가 실질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계열사 임원들에게 집중했다.

 유씨의 경영 비리 퍼즐을 하나씩 맞춰 나가면서 초창기 수사는 파죽지세로 내달렸다. 세월호의 실소유주가 유씨라는 진술을 확보하면서 그를 형사 처벌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지난 인사에서 자존심을 구기고 지검장 발령을 받았지만 검찰에서는 “역시 최재경”이라는 찬사도 나왔다.

 하지만 유씨가 5월 16일 검찰 소환에 불응하고 도주를 택하면서 수사가 꼬이기 시작했다. 수사 장기화에 박근혜 대통령의 질타가 더해지면서 최 지검장의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 갔다. 특히 지난 5월 25일 전남 순천 송치재 인근 별장을 급습했으나 유씨 검거에 실패하면서 수사팀은 망신을 당했다. 지난달 12일 전남 순천에서 발견된 변사체가 유씨로 확인되면서 최 지검장은 ‘살아 있는 유병언을 법정에 세워야 한다’는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다. 이는 여론의 호된 질책과 더불어 그가 검찰을 떠나겠다는 마음을 굳힌 결정적 계기였다.

 특수통 엘리트 코스를 내달렸던 최 지검장은 굵직한 수사를 많이 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때 2조원대 다단계 사기인 ‘제이유’ 사건을 깔끔하게 처리하며 차기 총장감이라는 평을 받았다. 박연차 게이트의 열쇠가 됐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 건평씨와 박연차 태광그룹 회장을 구속하기도 했다. 2011년 중수부장에 올랐던 그는 이명박 정부의 최고 실세로 통했던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이상득 전 의원을 구속하며 정권과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중수부를 폐지하려던 한상대 당시 검찰총장과 갈등을 빚으며 사상 초유의 ‘검란’ 사태에 휘말렸다. 당시 냈던 사표가 반려됐던 최 검사장은 전주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한 총장은 옷을 벗었다.

 27년간 사건의 바다를 건넜던 최 지검장은 지난달 12일 순천에서 발견된 변사체가 유씨로 확인되면서 검찰을 떠났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2014-07-2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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