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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잘 날 없는’ 은행권, 노사 갈등으로 몸살

‘바람 잘 날 없는’ 은행권, 노사 갈등으로 몸살

입력 2014-09-03 00:00
업데이트 2014-09-03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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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노사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국민은행 노조가 KB금융 회장과 국민은행장의 동반퇴진 투쟁을 벌이는 데 이어 외환은행 노조도 하나은행과의 조기 통합 이슈를 두고 경영진과 갈등을 나타내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금융노조가 낙하산 인사 문제 해결과 금융공기업 정상화대책 저지 등을 요구하며 3일 총파업을 강행하면서 수익성 악화로 어려움을 겪는 은행권에 바람 잘 날이 없는 형국이다.

금융권 가운데 내우외환으로 가장 큰 몸살을 앓고 있는 곳은 KB금융이다. 경영진에 대한 금융당국의 제재 확정을 코앞에 둔 가운데 ‘관치금융’ 철폐를 외치는 노조의 저항도 거세다.

국민은행 노조는 임영록 KB금융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의 동반 퇴진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 8일부터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다.

국민은행 노조는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중징계를 내려 임 회장과 이 행장이 동반 사퇴하지 않는 한 출근 저지 투쟁을 계속한다는 방침이어서 노조와 경영진의 갈등은 상당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성낙조 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은 “임 회장과 이 행장의 갈등에서 빚어진 KB 내분 사태로 인해 국민은행의 브랜드 가치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고객 이탈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며 “임 회장과 이 행장이 상식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자진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화은행은 하나은행과의 조기통합 방침이 가시화되면서 두 은행 경영진과 총력투쟁을 벌이고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7월 하나·외환은행 조기통합을 공론화한 뒤부터 외환 노사가 각자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맞붙은 가운데 김종준 하나은행장과 김한조 외환은행장이 지난달 19일 조기통합을 공식 선언하면서 갈등이 격화됐다.

외환은행 노조는 3일 임시 조합원 총회를 열어 파업 찬반 투표를 시도했으나 사실상 무산됐다. 정족수인 3천500명가량을 넘겨야 하지만, 사측의 압박과 노사 충돌 등으로 총회 참석 인원은 한참 못 미쳤다.

금융당국이 합병 인가의 전제로 노사합의를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외환은행 노사 갈등은 더욱 격화되는 양상이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은 KB금융과 외환·하나은행 조기통합 문제를 포함해 금융권 현안 해결을 촉구하며 3일 하루 총파업을 벌였다.

지난 2000년 정부 주도의 인위적 합병에 반대하며 총파업 투쟁을 벌인지 14년 만이다.

금융당국이 파악한 이날 파업참가율이 10% 수준으로 낮았고 전국 은행 영업점도 정상 운영돼 파업의 충격이 크지는 않았다.

다만 지난 26일 총파업 찬반투표에서 조합원 86%가 투표에 참여해 투표자의 90%가 총파업에 찬성한 점에 미뤄 실제 파업 참여 여부와는 별개로 쟁점 현안에 대한 조합원들의 공감대가 넓게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KB금융과 외환은행 관련 이슈 외에도 ▲금융공기업 정상화방안 중단 ▲신용정보집중기구·금융보안전담기구·서민금융총괄기구 설립 재검토 ▲비정규직·무기계약직 차별 철폐 ▲여성할당제 시행 및 모성보호 강화 ▲통상임금 확대 ▲우리은행·농협·수협은행 업무협약(MOU) 폐지 등 지부별 현안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은 이날 총파업 집회 기자회견에서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오늘 파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2차, 3차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중은행의 한 간부는 “은행권이 이런저런 이슈로 시끄러운 가운데 명절을 앞두고 빨간 띠를 두르는 게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며 “은행권 경영 여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 내년에는 올해보다 갈등이 더 격화되지 않을지가 더 걱정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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