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족 잡은 갓길 주차

일가족 잡은 갓길 주차

입력 2014-12-01 00:00
업데이트 2014-12-01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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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브길 트럭에 추돌… 5명 참변 다른 차에 탄 32세 아빠만 살아

어린이 3명을 포함해 일가족 5명을 태운 승용차가 갓길에 불법 주차된 트럭을 들이받고 불에 타 가족이 모두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30일 경기도 재난안전본부에 따르면 30일 오전 0시 24분쯤 경기 평택시 고덕면 서동대로(38번 국도) 태평아파트 평택 방향 500m 지점에서 박모(31·여)씨가 운전하던 레이 승용차가 갓길 주차금지 구역에 불법 주차된 전모(48)씨의 9.5t 트럭 뒷부분을 추돌한 뒤 엔진 부근에서 불이 나 화염에 휩싸여 차량 내부가 전소됐다.

이 사고로 박씨와 박씨의 아들 신모(1)군, 어머니 김모(58)씨, 외조카 김모(12)군과 동생(8) 등 5명이 숨졌다. 박씨는 운전석, 어머니는 조수석, 신군 등 어린이 세 명은 뒷좌석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했다. 박씨는 인천에서 가족과 함께 7년 만에 외할머니 추모제를 지낸 뒤 평택시 동삭동 집으로 돌아가던 길이었다. 박씨 남편(32)은 처형네 차에 나눠 타고 먼저 집에 도착해 부인을 기다리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가 난 갓길은 평소 불법 주차 차량이 많은 곳으로 사고 당시 다른 트럭 2~3대가 주차돼 있었다. 사고 난 지점에는 가로등이 없었고 500m 못 미친 부근에 커브길이 있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가 난 갓길은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트럭 운전사들이 주차할 곳이 없어 차고지 대신 차를 세워 두는 곳”이라며 “가로등마저 없어 사고가 나기 쉬운 곳”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박씨가 어두운 커브길에서 갓길에 불법 주차된 트럭을 미처 피하지 못해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2014-12-0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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