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빤스런’ 5인방 수배”…연리 9만% 불법 대부 일당의 황당 협박

“‘빤스런’ 5인방 수배”…연리 9만% 불법 대부 일당의 황당 협박

이천열 기자
이천열 기자
입력 2024-04-22 14:56
업데이트 2024-04-22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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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업 일당이 돈 갚지 않는 채무자를 협박하는 황당 수배 전단. 대전경찰청 브리핑 ppt.
대부업 일당이 돈 갚지 않는 채무자를 협박하는 황당 수배 전단. 대전경찰청 브리핑 ppt. 이천열 기자
연이자 2000%에서 최대 8만 9000여%로 소액을 빌려주고 제때 갚지 못하면 나체 사진을 받아 협박한 청년 대부업 일당이 검거됐다.

대전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22일 브리핑을 열고 무등록 대부업 운영자 A씨(30대) 등 3명을 대부업법과 성폭력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송치하고, 이들에게 개인정보를 넘긴 30대 공공기관 직원 B씨 등 일당 11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 등은 2020년 1월부터 지난 2월까지 청년 채무자 334명에게 모두 13억 4000만원을 대출해주고 ‘폭탄 금리’로 거액의 부당 이익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온라인 대출 카페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20만~100만원 소액 대출 광고를 게시해 피해자를 모집했다

이들이 내놓은 이자는 연간 2000%였고, 최대 8만 9530%에 달했다. 20만원 빌리고 다음날 88만원을 갚은 피해자도 있다. 피해자는 주로 30대 청년 직장인으로 도박 등에 필요해 빌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 등은 한 달이 지나도 돈을 갚지 않으면 채무자의 특정 부위 노출 사진을 찍어 보내게 한 뒤 “빨리 갚지 않으면 이 사진들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했다. 변제일이 1주일이 지나면 전화, 문자 등으로 협박하다 그래도 갚지 않으면 온라인에 채무자 사진과 함께 모욕적 수배 전단을 올렸다. “일제 강점기에 나라 팔아먹은 을사오적이 있었다면 21세기에는 ‘빤스런’ 5인방이 존재한다”는 황당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피해자는 남성이 더 많았으나 대출 심사 때 자기 얼굴 사진과 가족·지인 연락처를 건넨 데다 이른바 ‘나체 추심’에 대부분 이들의 요구를 꼼짝없이 들어줘야 했다. 이를 견디지 못하고 자살한 피해자도 있다.

피해자가 전화번호를 바꾸면 공공기관 직원인 30대 B씨에게 연락했다. 이 직원은 해당 피해자 직장 정보와 새 연락처 등을 건당 1만~2만원에 팔았다. 채무자 개인 정보 507건을 전달했다. B씨도 이들에게 돈을 빌렸다가 빚이 수천만원으로 불어나자 자기 직장에서 얻은 정보를 범죄단체에 파는 공범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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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경찰청이 브리핑 때 ppt에 띄운 불법 대부업 일당의 대출 광고.
대전경찰청이 브리핑 때 ppt에 띄운 불법 대부업 일당의 대출 광고. 이천열 기자
홍영선 대전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장은 “2019년 대구에서 처음 터진 ‘나체 추심’ 불법 대부업 일당의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면서 “구속된 운영진 3명은 예전에 대부업계에서 일하면서 알게 된 사이로 또래 청년을 상대로 뜯어낸 수익금 7억 200여만원을 대부분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했다.
대전 이천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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