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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 품은 액상담배, 경고 그림도 없어… 국민건강은 ‘뒷전’

독 품은 액상담배, 경고 그림도 없어… 국민건강은 ‘뒷전’

김동현 기자
김동현, 강국진 기자
입력 2019-12-13 01:54
업데이트 2019-12-13 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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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상담배 유해성 발표

법적으로 담배 아닌 공산품으로 유통
성분 표시 없고, 담뱃세 대상서도 빠져
KT&G “폐질환 성분 원료 사용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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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12일 미국에서 급성 중증 폐질환을 일으킨 액상형 전자담배 성분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의 한 전자담배 매장 매대에 액상형 전자담배가 진열돼 있다. 뉴스1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12일 미국에서 급성 중증 폐질환을 일으킨 액상형 전자담배 성분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의 한 전자담배 매장 매대에 액상형 전자담배가 진열돼 있다.
뉴스1
세계 각국에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해 정부가 규제 수위를 높이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2일 일부 액상형 전자담배에서 유해 의심 성분이 나왔다며 추가 대책을 예고했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액체로 돼 있는 니코틴과 향료 등을 섞어서 사용하는 전자담배를 가리킨다. 날렵한 펜 모양부터 USB 모양까지 다양한 제품이 있다. 특히 담배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는 데다 복숭아, 망고, 박하 등 다양한 향을 내는 첨가물로 청소년과 여성 사용자를 유혹한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액상형 전자담배 관련 논란은 중증 폐질환을 유발한다는 보고가 잇따른 게 계기가 됐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9월 6일 원인물질과 인과관계 조사를 마칠 때까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CDC에 따르면 지난 4일 현재 미국 전역에서 액상 전자담배로 인한 폐손상 환자는 2291명이며 이 가운데 48명이 숨졌다. 국내에서도 30세 남성이 10월 액상형 전자담배를 피우다 폐질환에 걸린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논란이 불붙었다. 복지부와 식약처 등은 10월 23일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을 중단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감사원 역시 지난 4일 시중에 유통되는 액상형 전자담배 상당수에서 암 유발 물질인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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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런데도 관련 제도 개선은 국회 문턱을 못 넘고 있다. 현재 담배사업법은 ‘연초의 잎’을 원료의 일부 혹은 전부로 한 제품으로 담배를 정의한다. 하지만 연초의 줄기나 뿌리에서 니코틴을 추출했다고 주장하는 액상 전자담배 137개는 법적으로 담배가 아닌 공산품으로 유통되다 보니 경고 그림은 물론 주요 성분 표지도 없다. 담뱃세 대상에서도 빠져 있다.

CU, GS25 등 편의점 업계는 식약처 발표 직후 쥴팟 크리스프, KT&G 시드 토박 등의 판매를 중단했다. 소비자들이 액상형 전자담배 판매사들에 대한 소송을 진행할 가능성도 있어 담배 업계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KT&G는 식약처 조사 결과 제품에서 비타민E아세테이트 성분이 검출된 것에 대해 “이 성분을 원료로 사용한 사실이 없으며 자체 검사에서도 검출되지 않았다”면서 “사실 여부를 다시 한번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2019-12-1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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