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도 恨도 날린 헝그리 복서

가난도 恨도 날린 헝그리 복서

입력 2014-10-04 00:00
업데이트 2014-10-04 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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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훈 복싱 12년 만의 AG 金

복싱이 12년 만에 금빛 펀치를 날렸다. 신종훈(25·인천시청)은 3일 선학체육관에서 열린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복싱 라이트플라이급(49㎏) 결승에서 비르잔 자키포프(카자흐스탄)를 3-0 판정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복싱이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한 것은 3개를 딴 2002년 부산대회 이후 12년 만이다. 2006년 도하에서는 은메달 3개와 동메달 1개, 2010년 광저우에서는 동메달 1개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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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들어도 좋아
멍들어도 좋아 신종훈이 3일 선학체육관에서 열린 인천아시안게임 복싱 남자 라이트플라이급(49㎏) 결승에서 비르잔 자키포프(카자흐스탄)를 3-0 판정으로 꺾고 금메달을 따낸 뒤 대형 태극기를 높이 들고 기뻐하고 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가난이 싫어 글러브를 낀 신종훈은 전형적인 ‘헝그리 복서’다. 2009년과 2011년 세계선수권에서 각각 동메달과 은메달을 손에 넣었지만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서는 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이날 링에서 만난 상대는 2010년 광저우대회 8강에서 자신을 쓰러뜨린 자키포프. 설욕의 날을 기다렸다는 듯 1라운드부터 거센 펀치를 쏟아낸 신종훈은 시종일관 상대를 몰아붙였다. 3라운드 종료를 알리는 공소리가 울렸을 때 신종훈은 오른쪽 눈에 시퍼런 멍이 들었지만, 얼굴은 우승을 예감한 듯 활짝 웃고 있었다.

경기 후 애탄 마음으로 경기를 지켜보던 모친과 뜨거운 포옹을 나눈 신종훈은 “울고 싶은데 눈물이 안 나온다. 너무 좋아서 그런가 보다”며 감격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아 복싱을 시작했다. 현재 부유하지는 않지만 집도 마련했다. 내 방이 있다는 게 너무 행복하다”고 힘들었던 시절을 돌아봤다.

함상명(19·용인대)도 밴텀급(56㎏) 결승전에서 장자웨이(중국)를 3-0 판정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라운드에서는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2라운드 들어 상대의 체력이 떨어진 틈을 타 잇따라 유효타를 성공시켰다. 왼쪽 눈 위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한 함상명은 “첫 목표인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달성했다. 다음은 올림픽”이라며 포부를 드러냈다.

라이트웰터급(64㎏) 결승전에 나선 임현철(19·대전대)은 마수크 우티차이(태국)에 1-2 판정으로 아쉽게 져 은메달에 머물렀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2014-10-04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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