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값 들썩, 산업계 움찔

철강값 들썩, 산업계 움찔

입력 2010-03-17 00:00
업데이트 2010-03-17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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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원자재값 폭등으로 국내 철강가격이 일제히 인상될 전망이다. 철강재가 산업의 기초 재료인 만큼 건설과 자동차, 가전, 조선 등 산업계 전반에 걸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른 올 하반기 물가 인상의 압박도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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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은 16일 국제 고철(철스크랩)값의 상승으로 형강류 수출 가격을 올린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H형강은 t당 730~800달러, 강널말뚝(물막이용 판자) 및 기타형강은 t당 780~800달러, 철근은 t당 630~640달러에 수출된다. t당 70~80달러(10% 안팎) 오른 것이다.

현대제철이 일단 수출제품으로 인상 대상을 제한했지만, 수출 가격이 내수제품 가격의 선행지표라는 점에서 이날 조치는 국내 철강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고철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면 1~2개월 안에 t당 800달러 이상, 900달러까지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미국산 고철가격은 2008년 3·4분기 t당 693달러(평균 가격)를 정점으로 지난해 1분기 t당 240달러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른 철강수요 폭발로 올해 1분기에는 373달러까지 치솟고 있다. 국제 현물 시장에서는 무려 450달러까지 거래되고 있다.

일관제철소의 주원료인 국제 철광석과 석탄도 폭등하고 있어 포스코의 움직임에 관심이 집중된다. 포스코는 현재 철광석과 석탄 가격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50% 안팎의 인상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신일본제철이 최근 세계 3대 철광석·석탄 생산업체인 호주 BHP빌리턴과 지난해보다 t당 55% 인상된 200달러에 석탄을 공급받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일본의 2위 철강회사인 JEF스틸도 t당 200달러에 사들이기로 합의했다. 포스코도 관행에 따라 이 같은 가격을 제시받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본 철강사들이 원료 공급업체와 연간이 아닌 분기 계약을 체결해 이에 따른 향후 가격인상 압박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도 원자재 가격 협상이 마무리되는 대로 후판과 열연·냉연강판 가격을 올리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관계자는 “철광석과 석탄의 구매 협상이 진행 중이어서 가격 인상의 시기나 폭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을 아끼고 있지만 인상 압박을 견디기가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자동차와 가전, 건설, 조선업계의 비용 상승이 예상된다.

문정업 대신증권 선임연구원은 “일본과 중국 철강업체들의 움직임으로 봤을 때 포스코의 열연강판 가격은 10만원 안팎으로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2010-03-1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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