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다문화여성대학 운영 고영숙상무
고영숙(47·여) 전북 전주·완주 고산농협 상무는 58명의 ‘친정 엄마’다. 배 아파 난 피붙이는 1명뿐, 나머지는 학교에서 만난 외국인 딸들이다. 그는 1년째 완주군 고산면에서 ‘다문화여성대학’을 운영하고 있다.![고영숙 전북 고산농협 상무가 다문화여성대학에서 이주여성들에게 한국 전통예절을 가르치고 있다. 고산농협 제공](https://img.seoul.co.kr/img/upload/2010/06/20/SSI_20100620182949.jpg)
고산농협 제공
![고영숙 전북 고산농협 상무가 다문화여성대학에서 이주여성들에게 한국 전통예절을 가르치고 있다. 고산농협 제공](https://img.seoul.co.kr//img/upload/2010/06/20/SSI_20100620182949.jpg)
고영숙 전북 고산농협 상무가 다문화여성대학에서 이주여성들에게 한국 전통예절을 가르치고 있다.
고산농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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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며느리가 겪는 어려움은 보통 ‘말’에서 시작한다. 말하기는 잘하는데 듣기가 영 서툰 경우가 많다. 고 상무는 “고부 간 의사 소통이 안 되다 보니 이주여성은 답답해하고 시어머니는 ‘며느리가 내 말을 무시한다.’며 서운해한다.”고 말했다. 강좌에서 한국어 교육에 긴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외국인 여성이 4개월간 매주 한 번씩 수준에 맞춰 언어 교육을 받고 나면 한국어 실력이 크게 오른다. 한국의 문화·예절 등을 함께 배우니 한국 사회에 대한 이해도 역시 높아졌다. 고 상무는 “언어실력이 늘어 자녀 숙제를 도와줄 수 있게 되면서 자신감을 찾고 우울증을 치료한 여성도 꽤 있다.”고 전했다. 지난 3월 프로그램을 마친 1회 졸업생은 모두 27명. 현재 2회 과정에는 30명의 이주여성이 참여하고 있다. 그는 “외국인 며느리가 시어머니, 남편과 함께 공부할 수 있는 과정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고 상무의 마지막 꿈은 역설적이게도 다문화여성대학 과정을 없애는 것이다. 이주여성이 그들만의 울타리 안에 따로 있지 않고 한국 여성들과 한 교실에서 함께 어깨 걸며 호흡하게끔 만들고 싶은 것이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2010-06-21 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