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이건희 삼성 회장 실망스럽다”

윤증현 “이건희 삼성 회장 실망스럽다”

입력 2011-03-15 00:00
업데이트 2011-03-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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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의 中企 영역 침범도 문제 삼아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초과이익공유제’에 대해 “취지는 살려야 한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라며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에 대한 ‘지원사격’에 나섰다.

특히 윤 장관은 ‘대기업의 수요 독점에 따른 피해 시정’이라는 경제학적 개념을 인용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발언에 반박하고 ‘낙제점은 면했다’는 이 회장의 평가에 대해서도 “실망스럽다”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아울러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사업영역을 침범하는 현상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 정부의 동반성장 기조가 강화될 것임을 예고했다.

윤 장관은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초과이익 공유제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묻는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 질의에 대기업의 불공정 관행을 지적한 뒤 “초과이익을 어떻게 정의하고 공유를 어떻게 할 것인지 기술적인 문제가 있지만, 취지는 살려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윤 장관은 또 “시장경제 원리에 반한다고 생각하지 않느냐”는 이 의원의 추가질의가 나오자 “시장경제 원리와 궤를 같이할 수 있느냐는 문제와 초과이익의 정의, 공유의 방법 등의 문제를 앞으로 공론화 과정에서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정운찬 위원장이 하는 대로 해야 한다는 뜻이냐는 이 의원의 연속된 질문을 받고 “일단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변에서는 정 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준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특히 윤 장관은 “경제학으로 보면 대기업이 여러 중소기업을 상대로 하는 수요독점으로 인한 피해를 시정하고 공정거래 여건을 조성하자는 차원에서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며 이건희 회장의 발언을 반박했다.

이 회장은 10일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제학 공부를 해왔으나 이익공유제라는 말은 들어보지도 못했고 이해도 안가고 도무지 무슨 말인지를 모르겠다”며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나아가 윤 장관은 현 정부의 경제성적표가 ‘낙제점은 면했다’는 이 회장의 발언에 대한 의견을 묻는 한나라당 강길부 의원의 질문에도 “당혹스럽고 실망스럽기까지 하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전대미문의 세계경제 위기를 맞아 이 정도로 글로벌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가 발전한 사례는 전 국민의 합일 노력이 있었으나 정부의 역할도 상당했다”며 “국내뿐 아니라 해외 석학들이나 언론, 국제기구 등에서도 한국 정부의 신속하고 과감한 정책이 위기탈출에 큰 바탕이 됐다고 다 인정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이런 정부 정책의 지원을 받았던 유수한 대기업 총수가 낙제점수 운운한다는 것은 참으로 서글프다”며 “이런 인식을 어찌 가졌는지 질문을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낙제점을 면할 정도의 경제정책을 구사하는 정부가 있는 나라에서 글로벌 기업이 탄생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인지, 특정 글로벌 기업을 구성하는 구성원만으로 정부의 형태나 발전 정도와 관계없이 단독으로 있을 수 있다고 보는지 답변이 있으면 좋겠다”며 반문을 던졌다.

이밖에 윤 장관은 대기업의 중소기업 영역 침범에 대해서도 목청을 높였다.

그는 “중소기업 고유업종을 규정한 제도가 시장원리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취소된 이후 법적 제도적으로 막을 장치가 현재 없다”며 “일부 시장에서 그런(침범) 현상이 있어서 대기업이 자발적으로 자제하는 것을 정부가 독려하고 있지만, 아직 원만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동반성장위원회를 통해서 민간의 자발적 협조와 참여를 유도하는 방향을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 장관은 이날 국회 재정위가 일본 대지진의 경제적 영향 평가와 대응을 위해 소집된 자리로 주제와 다소 동떨어진 질문을 받았지만 작심한 듯 상당한 시간을 들여 논리적이고 강한 어조로 답변해 시선을 끌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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