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고비 넘겼지만, 25개 저축銀 노심초사

한고비 넘겼지만, 25개 저축銀 노심초사

입력 2011-05-17 00:00
업데이트 2011-05-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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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경영실적을 16일 발표한 저축은행들이 시장의 반응을 두고 노심초사하고 있다.

‘부산저축은행 사태’의 여파로 저축은행에 대한 신뢰에 금이 간 상황에서 자칫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이 밝혀져 예금자들의 불안감을 부추길 수 있어 걱정스럽다는 것이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25개 저축은행은 증시에 상장됐거나 후순위채권을 발행해 올해부터 처음으로 분기별로 실적을 발표하게 됐다.

이들 저축은행 가운데 안정성의 척도로 여겨지는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낮아진 곳은 모두 15곳이다. 그만큼 ‘뱅크런’(대량 예금인출)이 발생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25곳 가운데 24곳은 BIS 비율이 금융감독원의 지도기준인 5%를 넘겨 현재로서는 안심해도 되는 상태지만, 자칫 경영상태가 위태로운 것으로 잘못 여겨질 우려도 남아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게 된 것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채권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매각한 차액을 메우려고 충당금을 쌓고 있기 때문이지, 영업에서 손실을 기록한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특히 BIS 비율이 5%를 간신히 넘긴 프라임저축은행과 BIS 비율이 마이너스로 공시된 대영저축은행은 대주주의 자구노력과 인수·합병 추진 상황을 강조하면서 예금자들의 불안감을 누그러뜨리려 애쓰고 있다.

프라임저축은행 관계자는 “3월 말 기준으로 하면 BIS 비율이 지도기준에 못 미치지만 모기업인 프라임그룹이 지난 12일 195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BIS 비율이 5%를 넘겼다”며 “올해 안에 우량자산 매각 등으로 800억원가량의 유상증자를 추가로 단행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계 헤지펀드인 트라이브리지인베스트먼트(Tribridge Investment)가 인수를 추진하는 대영저축은행은 이날 50억원의 매매계약금이 입금됐으며, 다음 달 본계약이 체결되면 500억원의 증자대금이 들어와 BIS 비율이 13%로 회복된다고 강조했다.

일단 1분기 실적 발표는 대다수 저축은행이 큰 문제 없이 넘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앞으로가 더 문제라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2010 회계연도(2010년 7월~2011년 6월) 결산이 기다리는 데다 연말부터 캠코에 매각한 PF 부실채권을 되사야 해 이에 대한 충당금을 계속 쌓아둬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금감원이 부산저축은행 부실검사 논란 이후 BIS 비율이나 여신 건전성 분류에 대한 심사를 지금까지보다 무척 까다롭게 할 방침이어서 이날 공시한 BIS 비율이 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해 말 BIS 비율이 5.25%로 공시했던 프라임저축은행은 금감원의 추가 부문검사 등에서 비율을 잘못 산정한 것이 드러나 5% 밑으로 내려가자 이번에 부랴부랴 증자를 단행한 사례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부산저축은행 사태로 저축은행이 발표한 경영공시를 액면 그대로 믿기 어렵다는 인식이 퍼진 게 가장 극복하기 어려운 문제다”며 “저축은행들이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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