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도 감탄한 천안 KT 클라우드 심장부를 가다

손정의도 감탄한 천안 KT 클라우드 심장부를 가다

입력 2011-06-27 00:00
업데이트 2011-06-27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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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U·암호화 성능 아마존보다 한수 위

KT의 개인 클라우드 서비스인 ‘유클라우드홈’ 가입자가 이달 말 1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가 시작된 지 1년 만에 7페타바이트(PB·1PB=100만GB), 5억개 이상의 개인 데이터가 저장되는 등 대중화 시대를 맞고 있다.

●10년 동안 버려진 폐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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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클라우드 서비스도 내수 산업의 한계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다음달 1일부터는 일본 소프트뱅크 직원 1만 2000명이 KT의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 한·일 국경을 넘어 자유롭게 데이터를 활용한다. KT와 일본 소프트뱅크의 클라우드 서비스 합작 논의가 진행되던 지난 4월 12일,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이석채 KT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KT의 클라우드 기술을 통해 소프트뱅크의 데이터를 이관하고 싶다며 “새로 구축하는 김해의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천안 클라우드 데이터센터(CDC)만큼만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손 회장이 천안 CDC를 콕 찍어 언급한 이유는 무엇일까. 양사 회장이 전화 통화를 나누기 4일 전 소프트뱅크 전문가들은 천안 CDC를 방문했다. 소프트뱅크는 이때 KT의 클라우드 기술력에 확신을 갖게 됐다.

●해커공격 원천 차단되게 설계

KT와 소프트뱅크의 클라우드 합작 배경에는 이처럼 천안 CDC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철옹성처럼 구축된 보안 시스템과 데이터센터의 핵심 기술이 집약된 국내 클라우드 기술의 대표 주자이기 때문이다.

지난 3월 4일 오전 6시. KT의 서울 목동 클라우드 데이터센터(CDC) 관제실에 비상 경보가 울렸다. 같은 달 1일부터 기업용 클라우드 서비스가 시작된 천안 CDC에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이 감지됐다. 국내 첫 CDC 공격 사례. 같은 시간 천안 CDC의 관제실 직원들도 서버 이상을 점검하느라 분주했다. 2시간 동안 디도스 공격이 수십 차례 반복됐다. 공격 진원지는 중국이었다. 서울과 천안의 두 관제실은 해커 접근을 차단하고 시스템 감시에 총력을 기울였다. 박정권 CDC엔지니어링 팀장은 “기업용 클라우드 서비스가 시작된 지 며칠 만에 가해진 공격이라는 점에서 보안 수준을 파악하려는 목적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천안 CDC는 사실 지난 10여년 동안 폐건물로 버려져 있었다. 1998년 KT가 저궤도 위성 사업인 이리듐 위성중계소로 쓰다 사업 중단으로 방치돼 왔다. 수풀만 무성했던 위성중계소는 지난해 4월 KT의 차세대 성장동력인 클라우드 서비스의 거점이 된 뒤부터 손 회장마저 탐내는 클라우드의 심장부로 탈바꿈했다.

천안 CDC는 철통 보안을 자랑한다. 움직이는 모든 물체를 자동 추적하는 지능형 폐쇄회로(CC)TV 카메라는 외부 16대, 내부에 28대가 설치돼 있다. 보안 요원이 24시간 3교대로 감시하고 목동 CDC의 관제실에서도 보안 시스템을 원격 조종하는 국가 1급 시설에 준하는 보안이 적용된다. 서버실은 창문이 없다. 단 한 개의 출입구로 지문센서와 전자태크(RFID) 감별 장치를 통과해야 들어갈 수 있다.

천안 CDC의 첨단 기술로, 국내 유일하게 적용된 ‘콘테인먼트(Containment) 냉방 시스템’ 때문이다. 이는 기존 데이터센터의 가장 큰 난제였던 발열량을 줄여 서버실의 온도를 서늘하게 유지하는 시스템. 내부 온도가 30도 이상 1분만 지속되면 서버는 셧다운(작동 멈춤)이 된다. 서버실 천장과 바닥을 이중으로 분리한 방식으로, 서버실 자체가 공중에 붕 떠있는 구조여서 대류 현상이 차단돼 냉기와 온기가 섞이지 않는다. 서버실 내부 온도는 365일 22도로 유지된다.

천안 CDC는 해커 공격으로 인한 정보 유출이 원천 차단되도록 설계돼 있다. 해커가 CDC 데이터에 접근하려면 기간 네트워크인 백본(Back-Bone)망에 구축된 이중 방화벽과 디도스 차단시스템을 뚫어야 한다.

그러나 클라우드 사용자에게 독립적인 버추얼랜(VLAN)을 제공하기 때문에 데이터에는 접근이 불가능하다.

서정식 클라우드추진본부 상무는 “데이터센터의 핵심인 서버 집적도는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50배 이상이며 전력 공급과 효율성도 2배 이상으로 보안 및 발열 문제까지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갖췄다.”며 “지난해 글로벌 전문기관의 클라우드 성능 결과에서 중앙처리장치(CPU)와 메모리, 암호화 성능 등 전 항목에서 아마존을 제쳤다.”고 말했다.

천안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2011-06-2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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