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A380 취항 한달…성적표 ‘글쎄’

대한항공 A380 취항 한달…성적표 ‘글쎄’

입력 2011-07-21 00:00
업데이트 2011-07-21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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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석 탑승률 부진

‘하늘 위의 호텔’로 불리는 대한항공의 A380 여객기가 국내 취항한 지 한 달이 넘어가면서 성적표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현존하는 세계 최대 여객기인 A380은 발을 뻗을 정도로 여유있는 이코노미석(301석)에 2층 객실 전체를 비즈니스석(94석)으로 채우고, 칵테일바와 면세품 전시장까지 호화롭게 구성해 도입하기 전부터 화제를 몰고 다녔다.

그러나 초반 성적표는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16일 독도로 시험비행을 하고 이튿날 인천~일본 나리타 노선에 첫 취항한 대한항공 A380은 현재 오전에는 인천~나리타, 저녁에는 인천~홍콩을 왕복하는 ‘하루 두 탕’의 바쁜 일정을 소화하며 승객을 나르고 있다.

취항일부터 지난 19일까지의 탑승률은 인천~나리타가 77%, 인천~홍콩이 81%. 보잉 777과 보잉 747이 다녔던 지난해 같은 기간 나리타 노선이 89%, 홍콩 노선이 91%를 기록한 것에 비해 탑승률이 상당히 내려갔다.

일본 노선은 대지진 여파로 작년보다 탑승률이 떨어졌음을 감안하더라도 같은 기간 경쟁사인 아시아나항공에게도 뒤처졌다.

아시아나항공은 이 기간 인천~나리타 79.2%, 인천~홍콩 89.0%의 탑승률을 기록해 대한항공 A380을 근소하게 앞섰다.

또 제주항공이 인천~홍콩 노선에서 95%의 경이적인 탑승률을 올린 것과 비교하면 A380의 부진은 더 두드러진다.

이처럼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표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비즈니스석의 과잉이 꼽힌다.

대한항공 A380은 보통 일본과 홍콩 노선을 오가는 항공기의 비즈니스석(28~35석)보다 3배 가량 많은 비즈니스석을 장착하고 있으나 첫 취항지가 단거리 노선이라 비즈니스석으로 꾸민 2층에 승객이 띄엄띄엄 자리하기 일쑤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일반석은 탑승률이 평균 94%에 이를 정도로 꽉꽉 찬다”며 “다만 단거리 노선 특성상 비즈니스 승객이 적어 전체 탑승률을 갉아 먹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 A380 성공의 관건은 비즈니스석 탑승률에 달려있다는 항공업계의 전망에 비춰보면 일단 첫 한달은 기대에 부응하는 수익은 내지 못한 셈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첫 취항지는 시험 비행과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단거리 노선으로 배치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이런 결과를 예상했다”며 “장거리 노선이 본격적으로 운항되면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탑승률은 지난해보다 떨어진 건 사실이지만 수송량은 나리타 노선은 지난해보다 아주 약간 줄었고, 홍콩 노선은 오히려 증가했다”며 “작년이 유례없는 항공 호황기였음을 감안하면 올해 상반기도 나쁜 성적은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의 상반기 인천~나리타 탑승 인원은 올해 2만492명, 인천~홍콩은 1만8천471명이다. 작년 같은 기간 두 노선의 탑승 인원은 각각 2만847명, 1만6천987명이었다.

대한항공은 당장 다음 달부터 A380 두 번째 비행기를 인천~뉴욕 노선에 투입하고, 연내 A380 세 대를 추가로 들여와 인천~파리, 인천~로스앤젤레스 등 장거리 노선에 차례로 배치한다. 단거리 노선은 10월까지만 운영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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