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장 “노사 타결까지 42개지점 폐쇄”

SC제일은행장 “노사 타결까지 42개지점 폐쇄”

입력 2011-08-31 00:00
업데이트 2011-08-31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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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 노조원 중 선별해 업무 현장 투입”

리처드 힐 SC제일은행장이 노사간 협상이 타결되기 전에는 잠정 폐쇄된 42개 지점의 문을 열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한 복귀한 노조원들 가운데 부분 파업 등에 참여하지 않을 직원들만 선별해 업무 현장에 투입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힐 은행장은 31일 공평동 본사에서 연합뉴스와 가진 단독인터뷰에서 “노조의 쟁의 행위가 다 끝나야 현재 잠정 폐쇄된 42개 지점의 문을 열 수 있다”면서 “파업 기간에 한 지점에서 노조원 복귀로 문을 열었다가 이틀 뒤 파업을 닫은 사례가 있는데 고객 신뢰 차원에서 매우 부끄러운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처럼 노조 상황에 따라 지점을 자꾸 열고 닫으면서 고객에 혼선을 주면 안 된다”면서 “앞으로 모든 행동은 고객 보호에 근거해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C제일은행은 2천500여명이 노조원이 지난 6월 말부터 성과급여제 폐지 등을 주장하면서 전면 파업에 돌입하자 총 400여개 지점 가운데 42개 지점을 폐쇄했으며, 지난 29일 노조가 복귀했으나 이들 지점은 여전히 문을 열지 않고 있다.

힐 은행장은 노조가 복귀 뒤에도 태업이나 부분 파업을 할 경우 원칙에 따라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며칠간 노조의 태도를 보고 점차 영업을 정상화할지를 판단할 것”이라면서 “노조원의 근무 여부를 기록해 일하지 않고 태업 등을 일삼으면 급여를 지급하지 않고 법적 조치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힐 은행장은 노조 파업 참가자에 대한 징계에 대해서는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파업 동안 노조원에 임금이 지급되지 않았다”면서 “파업은 합법적인 권리이기 때문에 파업 참가로 노조원에 불이익은 주지 않을 것이며 정상적으로 일에 복귀한다면 대환영이다”고 피력했다.

그는 이어 “명예훼손 등 의미 없는 소송을 계속하는 것은 효과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현재로선 노조를 대상으로 강도 높은 손해배상 등을 요구할 계획은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일부 노조원들이 파업 복귀 후 직원들을 대상으로 악성 문자를 보내는 등 괴롭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분명히 잘못된 것으로 회사는 직원들을 보호할 것”이라면서 “노조가 사실이 아닌 정보를 유포하면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힐 은행장은 성과급여제 등에 대해 사측이 더는 양보할 게 없다는 점도 밝혔다.

그는 “협상 초기에 개인별 성과급을 생각했는데 한발 양보해 팀별 성과급 도입을 고려하게 됐으며 상설 명예 퇴직제도 또한 시중 은행만큼 하고 후선발령제도 또한 유연성을 발휘하겠다고 했으나 노조가 거부했다”면서 “사측이 양보할 만큼 했는데 더는 얼마나 양보할 수 있을지 솔직히 모르겠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힐 은행장은 “노조원들이 복귀한 만큼 고객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자연스레 업무에 임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노조는 이런 쟁의를 통해 더는 얻을게 없으므로 사측과 대화를 해야 하며 대화 거부 행위는 고객과 직원에 고통만 줄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SC제일은행 노조는 31일 하루짜리 전면 파업에 돌입해 서울, 광주 등 권역별로 집회를 하고 9월에도 부분 파업 등의 쟁의 활동을 지속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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