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인 스마트폰 요금제도 필요해요

청각장애인 스마트폰 요금제도 필요해요

입력 2011-09-27 00:00
업데이트 2011-09-27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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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은 청각장애인들에게 세상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보여줌으로써’ 생활을 풍요롭게 해줄 수 있다. 그러나 청각장애인들은 마땅한 요금제가 없어 스마트폰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2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많은 사람이 미처 신경 쓰지 못해온 청각장애인의 스마트폰 요금제에 대해 대학생들이 개선을 요구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3일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 청원게시판에는 대학생들이 ‘청각장애인을 위한 스마트폰 요금제를 만들어주세요’라는 글을 올려 “청각장애인을 위해 스마트폰 음성통화를 영상통화로 대체한 요금제를 만들자”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 글은 “우리가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는 스마트폰 요금제에서도 소외받는 분들이 있다”며 “비장애인도 스마트폰 요금제의 음성이나 문자를 다 못 쓰는 경우가 많은데 청각장애인들은 사용하지 못하는 음성요금도 내고 있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명운동을 진행한 학생들은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 다니는 임현정(24·여)씨 등 5명. 이들은 KT의 대학생 인턴 프로그램인 ‘모바일 퓨처리스트’를 통해 휴대전화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에서 청각장애인이 스마트폰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것을 알고 이 운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시중에 나와 있는 3세대(3G) 스마트폰 요금제는 음성과 문자, 데이터가 일정량씩 묶여 구성돼 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위해 청각장애인들에게 필요치 않은 음성통화료를 내야 하는 셈이다.

SK텔레콤은 지난 8월 이용자가 음성·문자·데이터 이용량을 원하는 대로 골라서 쓰는 ‘맞춤형 스마트폰 요금제’를 내놓았지만, 최소 150분의 음성 서비스를 필수적으로 선택해야 한다.

KT와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3사는 장애인과 국가유공자 등에 가입비 면제, 기본료와 국내 음성·영상통화료 및 데이터 이용료 35% 감면 등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청각장애인이 현 스마트폰 요금제에 가입하는 대신 일반 요금제를 쓸 경우 0.5KB당 0.25원인 데이터를 500MB를 쓰고 35% 할인받아도 데이터 이용료로 16만원 이상을 내야 한다.

청각장애인이 스마트폰을 이용하려면 어쩔 수 없이 이통사가 조합해 놓은 요금제에 가입하고, 의무로 지정된 음성 서비스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고는 이를 버려야 하는 상황이다.

임현정씨는 “현 이통사의 장애인 복지제도는 장애를 지닌 사람들이 비장애인과 같은 일을 해도 똑같은 액수의 수입을 올리지 못한다는 점을 배려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청각장애인이 영상통화를 사용해야 하는 것은 그들이 짊어져야 할 짐이 아니라는 게 우리들의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누리꾼들은 “생각해본 적 없는 일인데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정당한 요구다”, “공감한다”며 서명에 동참하고 있다. 27일 다음 아고라 게시판 서명 참여자는 1천200명을 넘어섰다.

학생들은 다음 아고라 게시판과 페이스북(www.facebook.com/i-hearing) 등 인터넷 공간은 물론 한국기술교육대 교내와 천안시 백화점 앞, 서울 광화문과 시청 등에서도 오프라인 서명운동을 펼쳐 농인 100여명을 포함한 약 800여명의 서명을 받았다.

임씨는 “많게는 1만명, 적어도 수천명의 서명을 모아 방송통신위원회에 청각장애인용 스마트폰 요금제를 만들 것을 정식으로 건의하겠다”면서 “기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지만 언젠가는 꼭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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