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SK증권 징계…무슨 일 있었기에>

<거래소 SK증권 징계…무슨 일 있었기에>

입력 2011-10-04 00:00
업데이트 2011-10-04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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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ㆍELW 거래 때 1천300억 가장매매 적발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최근 SK증권을 징계했다.

4일 거래소에 따르면 코덱스레버리지와 코덱스200 상장지수펀드(ETF)의 유동성공급자(LP)인 SK증권이 LP 수량을 헤지하는 과정에서 자기매매 계좌 간 ‘가장매매’를 체결한 사실이 들통나 경고조치를 받았다.

LP가 시세조종 행위를 하다 적발된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다.

LP는 거래가 잘 되지 않는 ETF나 주식워런트증권(ELW) 종목에 매수와 매도 호가를 지속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안정적인 가격 형성을 유도하는 기능을 한다.

그러나 유동성 공급이 과도해져 해당 종목의 거래가 급증하거나 가격 등락폭이 커지면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기 때문에 거래소는 이런 행위를 엄격히 제한한다. 위반 사례가 적발되면 징계 대상이다.

더욱이 SK증권처럼 선의의 관리자 역할을 부여받은 LP가 가장매매 형태의 시세조종을 하면 시장은 극심한 혼란에 빠지게 된다.

가장매매는 거래 의사가 없으면서 허수주문 등을 통해 정상매매인 것처럼 속이는 것을 말한다. 자본시장법은 가장매매를 시세조종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거래소 감리 결과 SK증권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6개월간 지속적으로 가장매매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기간에 가장매매를 통해 체결된 금액은 1천300억원에 달했다.

일반적으로 LP는 가격 등락에 따른 위험을 피하려고 해당 ETF의 기초자산을 팔거나 사는 방식으로 헤지를 한다.

SK증권은 코덱스레버리지의 헤지가 주로 문제가 됐다.

코덱스레버리지의 기초자산은 또 다른 ETF인 코덱스200이다. SK증권은 공교롭게도 양 ETF의 LP를 동시에 맡아 ETF 전용계좌가 아닌 코덱스200 전용계좌로 매수ㆍ매도한 ETF를 헤지에 활용했다.

장 종료 이후 양 ETF 계좌 간 대체 등의 방법이 있었는데도 장중에 허용되지 않은 매매를 통해 거래량 증대 효과를 얻었다.

거래소 관계자는 “가장매매는 시세조종이나 불공정행위의 목적이 없더라도 시장감시 규정에서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현장심리 결과 SK증권이 편의 차원에서 가장매매를 했던 것으로 보이지만, 오랜 기간 매매가 반복해서 이뤄졌고 매매수량도 매우 많아 징계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회원경고는 영업정지와 회원제재금 부과 다음으로 높은 중징계에 속한다.

SK증권 관계자는 “LP 수행 과정에서 위법 사실인지 모르고 해당 매매가 이뤄졌다. 담당자가 업무에 충실히 하려다가 벌어진 일로 고의로 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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