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전’ 삼성ㆍ애플 타협할듯

‘소송전’ 삼성ㆍ애플 타협할듯

입력 2011-10-06 00:00
업데이트 2011-10-06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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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애플 창업주인 스티브 잡스가 5일(현지시간) 사망함에 따라 세계 IT(정보기술) 업계의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잡스는 애플의 전부’로 표현될 정도로 그가 차지하는 무게를 고려할 때 위상 약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기업의 혁신성 탄력이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반면에 삼성전자 등 국내 경쟁업체의 반격 움직임은 기세등등하다. 최근에는 4세대(4G) 이동통신인 롱텀에볼루션(LTE) 신기술을 선보이며 애플과 격차를 좁힌 상태다.

그러나 애플이 잡스 사망 이후 사태를 나름대로 준비해온 만큼 단기간에 경쟁력이 약해지진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소송전은 적당한 선에서 타협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잡스가 사망한 마당에 극단적인 갈등은 양측 모두에게 큰 손실을 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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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 사진-애플 홈페이지
스티브 잡스
사진-애플 홈페이지


◇ 애플 혁신성 약화 불가피

잡스는 ‘아이폰’으로 대변되는 스마트폰 시장을 열었고 뒤이어 태블릿 PC를 선보이며 소프트웨어 부분에서는 독보적인 위치를 지켜왔다.

그러나 잡스가 투병 중인 상태에서 ‘아이폰5’가 아닌 ‘아이폰4S’가 출시되자 시장의 실망이 컸다. 잡스 부재로 애플의 혁신성이 이미 크게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는 잡스의 사망으로 애플 위상이 추락할 것임을 예고하는 조짐이기도 하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반도체 등 IT 산업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글로벌 시장에서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되는 시점에 잡스가 숨져 애플로서는 망망대해에서 선장을 잃은 꼴이 됐다.

IT산업의 지반이 최근 요동을 친 탓에 기존 장벽이 대부분 무너졌다.

소프트웨어 업체인 구글이 하드웨어 업체인 모토로라를 인수해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든 것이 지형 변화의 신호탄이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와 HTC 같은 하드웨어 제조업체들의 전선이 크게 넓어졌다.

신영증권 이승우 IT팀장은 “애플이 잡스 없이도 IT 업계 선두주자의 위상을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이 다. 잡스가 애플에서 갖는 무게를 고려하면 그의 사망이 IT 업계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애플 경쟁력이 떨어지면 최대 맞수인 삼성전자는 추격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하드웨어 부문에서는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췄지만, 소프트웨어 부문에서는 애플에 계속 밀렸다. 잡스가 창의적인 제품을 잇달아 내놓을 동안 국내 기업들은 그저 뒤만 바라봤다.

그나마 최근에는 LTE 신기술을 선보이며 애플과 격차를 다소 좁혔다.

애플이 잡스의 사후 상황을 나름대로 준비해온 만큼 단기간에 경쟁력을 잃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잡스는 투병 중에 이미 일선에서 물러났고 지난 8월 팀 쿡이 애플의 새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올라 ‘정권이양’이 순탄하게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IT팀장은 “글로벌 IT 판도가 크게 바뀔 것 같지는 않다”며 “스티브 잡스의 사망이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므로 애플 진영에서도 사망 이후의 계획에 대해 나름대로 로드맵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삼성전자-애플 소송전은 타협 국면으로 바뀔 듯

잡스의 사망으로 삼성전자와 애플 사이에 가열된 소송전은 적당한 선에서 중단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아직은 양측이 완강한 태도를 보이지만, 전면전으로 치달으면 양측 모두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애플 아이폰4S가 발표된 지 불과 15시간 만에 프랑스 파리와 이탈리아 밀라노 법원에 아이폰4S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해 IT 업계를 놀라게 했다.

애플이 삼성전자 태블릿PC인 갤럭시탭 10.1의 특허 침해를 문제 삼아 지난달 독일 등에서 판매금지 처분을 이끌어낸 것에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가 침해당했다고 주장하는 특허는 휴대전화에 필수적인 3G 통신기술에 관한 것으로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애플은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이번 소송에서는 삼성전자가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지만 소송전은 양측의 합의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중론이다.

미래에셋증권 이순학 연구원은 “3G 통신기술 관련 특허는 이 분야의 강자인 퀄컴조차도 일부 특허침해 주장에 방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번 소송에서 애플은 매우 불리한 처지에 놓여 있는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애플은 사용자 환경(UI)이나 디자인 관련 특허가 풍부하고 삼성전자는 핵심적인 하드웨어나 4G LTE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양사는 상대방의 특허 자산이 절대적으로 필요해 특허 사용을 서로 허락하는 크로스 라이선스 방식의 합의를 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교보증권 박성민 연구원도 “삼성전자와 애플의 소송전은 서로 ‘윈윈’하는 시장 경쟁과는 달리 제로섬 게임일 뿐이다. 파국적 상황을 막고자 양사가 타협에 도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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