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전망 잇따라… “자동차는 시장 확대 전망”
그리스의 ‘무질서한’ 디폴트(채무불이행)가 현실화될 경우 국내 산업은 조선과 철강 등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증권가는 분석하고 있다. 3일 유진투자증권의 ‘그리스 디폴트 시 업종별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그리스가 디폴트에 빠질 경우 한국은 원화 약세와 채권 금리 상승, 증시 약세 등 트리플 약세가 예상된다. 원·달러 환율은 1300원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되며, 코스피는 1450선까지 폭락할 것으로 분석됐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4%로 추정된다.
업종별로는 조선과 철강, 화학·정유, 지주사, 은행, 증권 등의 업종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의 경우 지난해 말 현재 유럽지역 선박류 수출 비중이 25.1%에 달해 피해가 클 전망이다. 철강 역시 실물경기 위축으로 인해 철강과 비철 가격이 더 하락하고, 판매량도 부진할 것으로 예측됐다. 또 신용경색으로 인한 현금 선호로 금·은·동 등 상품 가격 추가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은행은 내수주지만 외국인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매도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분석됐다. 증권은 금융상품 판매가 줄어들고 코스피 약세가 진행될 경우 영업이익 감소가 예측된다.
SK증권도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SK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그리스 디폴트 시 조선·기계, 철강의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조선의 경우 최근 그리스 선주 영향력이 감소했지만, 유럽의 선박 파이낸싱이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자동차는 충격을 가장 빨리 회복하고 오히려 시장 지배력 확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현영 SK증권 연구원은 “화학의 경우 유럽 수출 비중이 높지 않기 때문에 디폴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정유도 아시아 중심의 중장기 수급 등을 감안하면 큰 타격은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2011-11-04 1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