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주인찾기 앞둔 하이닉스

10년만에 주인찾기 앞둔 하이닉스

입력 2011-11-11 00:00
업데이트 2011-11-11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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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같이 긴박했던 채권단의 매각작업

SK텔레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채권단의 하이닉스반도체 주인찾기가 10년 만에 결실을 보게됐다.

11일 금융권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채권단은 전날 본입찰에 단독으로 응찰한 SK텔레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면서 오는 14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기로 했다.

채권단이 두 달 정도 걸리는 SPA 체결까지 일정을 일주일 안에 끝내는 등 매각작업을 서두르고 있어 이변이 없는 한 내년 1분기에는 하이닉스가 SK라는 이름을 달고 새롭게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 또한 적극적인 인수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하이닉스가 2001년 10월 채권금융기관협의회의 공동관리 개시 결정이 내려진 이후 10년 만에 진정한 주인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채권단은 그간 몇 차례 하이닉스 매각을 추진했으나 실패만 거듭하다 이번에 3수(修)째에 성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채권단이 처음 매각공고를 냈던 2009년에는 효성그룹이 단독으로 인수전에 뛰어들었으나 현직 대통령의 사돈기업이라는 이유로 불거진 특혜시비 때문에 중도에 인수 의향을 철회했다.

채권단은 그해 12월에도 2차 매각공고를 냈으나 이번에는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기업이 한 곳도 없었다.

이번 3차 매각은 돈에 땀을 쥐게 하는 한 편의 드라마나 다름없었다.

채권단은 그간 두 차례 매각작업이 무위로 돌아가자 구주(채권단 보유 지분) 처분만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인수기업의 투자비 부담을 덜어줘 입찰을 유도하기 위해 신주 발행까지 허용했다.

지난 7월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앞두고는 유력 후보였던 현대중공업이 인수설을 일축하면서 또다시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돌았으나 SK텔레콤과 STX 두 개 기업이 참여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중도에 STX가 인수전을 포기하고 지난 8월에는 채권단 일원인 정책금융공사 유재한 전 사장이 매각과정에서 물의를 일으킨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하면서 다시 위기를 맞았으나 채권단은 매각작업을 이어갔다.

본입찰을 앞두고는 최태원 회장 등 SK그룹 총수 형제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는 등 돌발변수까지 있었으나 SK텔레콤이 마감 직전 본입찰 서류를 제출하면서 지금에 이르게 됐다.

채권단 관계자는 “이번 인수합병(M&A)은 주식관리협의회가 보유 중인 주식의 매각과 더불어 신주 발행을 통해 회사의 재무구조 개선과 장기적 발전을 이룰 수 있는 경영주체를 찾는 방향으로 추진해왔다”며 “향후 SK텔레콤의 사업 다각화와 하이닉스의 재무적 안정성 확보에 따른 지속적인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하이닉스를 인수하면 이동통신사업의 포트폴리오에 반도체 사업을 추가해 미래 성장기반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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