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분기 가계대출 연체율 금융위기 이후 최악

2·3분기 가계대출 연체율 금융위기 이후 최악

입력 2011-12-04 00:00
업데이트 2011-12-04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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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층ㆍ영세자영업자는 신용 악화로 대출비용 급증고소득자에게 ‘가계부채는 남의 일’…신용등급 ‘튼튼’

가계부채가 계속 늘어난 탓에 기존에 대출받은 돈을 제때 상환하지 못하는 연체 비율이 부쩍 올라가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2010년 4·4분기에 0.29% 수준이던 가계대출 연체율이 올해 1분기 0.31%, 2분기 0.36%, 3분기 0.45%로 상승세를 보였다. 미국발 금융위기의 여파가 이어졌던 2009년 2분기(0.57%)이후 최고치다.

신한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도 작년 4분기 0.3%, 올해 1분기 0.28%이던 것이 2분기 0.58%로 급격히 늘어났다가 3분기에는 0.47%를 기록하며 다소 하락했다. 2분기와 3분기 연체율 모두 2008년 이후 최고치다.

다른 시중은행도 상황은 비슷하다. 정도의 차이가 있으나 지난해 비슷한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하던 가계대출 연체율이 올해 2~3분기를 기점으로 대부분 눈에 띄게 상승했다.

올해 들어 11월까지 60조원 늘어난 가계부채의 증가세가 꺾이지 않아 대출금 연체율도 같이 늘어나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연체자들의 신용등급도 줄줄이 무너지고 있다.

신용정보평가사인 나이스신용평가정보에 따르면 등록 고객 가운데 전 분기보다 신용등급이 떨어진 고객의 비율은 올해 2분기에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런 현상은 이른바 우량 고객보다는 신용등급이 낮은 이들에게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신용등급이 9등급에서 최저등급인 10등급으로 하락한 사람의 비율은 1분기에 3.24%였지만 2분기에는 6.81%로 두 배 가량 늘어났다. 8등급에서 강등된 사람의 비율 또한 1분기 4.06%에서 2분기 6.31%로 증가했다.

9~10등급은 현재 대출을 연체 중이거나 심각한 연체 경력이 있어 ‘위험등급’으로 분류된다.

1등급이었다가 신용등급이 하락한 사람은 1분기에 4.38%, 2분기에 4.89%로 신용등급이 낮은 쪽과 비교하면 증가 폭이 크지 않았다.

가계부채 증가로 이자 부담이 커지고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저소득층이 늘어난 탓에 이들의 연체는 다시 신용등급 하락과 대출비용 증가로 연결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의 함준호 교수는 “생활비를 충당하려고 대출받는 사람도 있지만 소비심리에 의한 대출도 적지 않다”며 “금융기관들은 소득 창출이 가능한 사람들에게 유연한 대출을 해줌과 동시에 고객들에게 신용관리의 중요성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LG경제연구원의 이근태 연구위원은 “세계적 경제위기 때문에 당국이 금리를 끌어올려 대출을 억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라며 “주로 저소득층과 영세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늘고 있어 이들의 채무 상황 개선을 위한 대책이 먼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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