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연구기관 잇단 경고
한국과 중국이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면 국내 농업의 피해가 한·미 FTA의 3~4배에 달할 것이라는 연구기관의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중국과 FTA 협상을 할 때는 관세에 민감한 농산물을 관세 철폐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우선 협상 후 양허 문제 등을 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12일 국내 경제 연구기관들에 따르면 한·중 FTA 체결에 따른 농업 피해는 한·미 FTA와 비교해 3∼4배 수준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한·중 FTA 체결 시 국내 농수산업 생산이 2005년보다 14.26%까지 감소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쌀을 제외한 전 품목의 관세를 10년에 걸쳐 철폐하고 위생검역(SPS)을 통한 수입 차단도 점진적으로 없앤다고 가정하면 2020년 기준 농업 생산액은 최대 20%까지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농업 피해액이 최대 3조 36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으로, 정부가 집계한 한·미 FTA에 따른 농업 피해액 8150억원의 4.1배에 달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한·중 FTA 체결로 전 품목 관세가 50% 인하된다고 가정하면 농업 부문에서 쌀 2조 447억원 등 총 2조 7722억원의 소득이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한·미 FTA에 따른 피해액의 3.4배에 달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한·중 FTA 체결 시 중국산 농산물 수입이 104.8~209.2%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이는 대중 수출 증가율(48.3~100%)을 크게 초과하는 규모다. 정부 관계자도 중국의 가까운 거리와 값싼 농산물을 감안하면 한·중 FTA가 한·미 FTA보다 농업에 더 큰 충격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2012-01-13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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