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연령 신용불량자 급증…100명중 1명

은퇴연령 신용불량자 급증…100명중 1명

입력 2012-02-09 00:00
수정 2012-02-09 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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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불자 4분의1은 50세이상…자영업 실패ㆍ퇴직 탓

은퇴했거나 은퇴를 앞두고 신용불량자가 되는 사람이 급증하고 있다.

이들은 전체 신불자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은퇴연령 100명 중 1명은 신불자다. 이들이 금융회사에 갚지 못한 빚도 늘어나는 추세다.

9일 신용회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 워크아웃(채무조정)을 신청한 신불자 가운데 50세를 넘는 사람은 1만8천34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전체 신청자 7만5천850명의 24.2%에 해당한다. 50~59세가 19.4%(1만4천700명), 60세 이상이 4.8%(3천642명)다.

프리 워크아웃(사전 채무조정)을 신청한 2천636명을 더하면 신불자로 전락했거나 전락할 위기를 맞은 은퇴인구가 지난해만 2만명을 넘은 셈이다.

50~59세 신불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신복위가 설립된 2002년의 8.12%에서 지난해 19.4%로 커졌다. 60세 이상도 1.4%에서 4.8%로 늘었다.

지난 10년간 신불자 낙인이 찍힌 은퇴인구는 16만7천15명에 달한다. 전체 50세 이상 인구 1천417만명의 1.2%다.

신복위 관계자는 “교육비, 주거비 등으로 돈 쓸 곳은 많은데 직장을 잃거나 퇴직한 은퇴인구와 사업에 실패한 자영업자가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신불자가 금융회사에 갚지 못한 빚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워크아웃 신청이 받아들여져도 대부분 이자만 감면돼 원금 상환 부담이 커진다.

부채가 3천만~5천만원인 신청자는 2008년 1만148명에서 지난해 1만2천433명으로 증가했다. 부채가 5천만원을 넘는 신청자도 4천564명에서 6천956명으로 늘었다.

통계청의 ‘가계금융조사’를 보면 50대 가구주의 담보대출은 2010년 평균 8천274만원에서 지난해 8천820만원으로 늘었다. 60세 이상 담보대출은 1억원을 돌파했다.

신복위 관계자는 “가계부채 규모가 커져 신불자의 부채도 늘어나는 것 같다”며 “중년과 노년층의 ‘하우스푸어’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카드사태’로 급증한 신불자의 경제적 재기를 도우려고 만들어진 신복위에는 지금까지 102만211명이 개인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2009년 도입된 프리 워크아웃 신청자 3만210명을 포함하면 105만421명이다. 95만5천명이 실제 워크아웃 절차를 밟고 있으며, 약 20만명이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이종휘 신복위원장은 “설립 10년을 맞아 ‘신용회복제도 업그레이드’를 목표로 기존의 시스템을 점검하고 외국 사례와 전문가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용어설명>

◇개인 워크아웃 = 원리금 상환을 30~90일 연체한 금융채무 불이행자(신불자)의 채무 재조정 절차. 금융회사와 협상에 따라 원금은 최대 50%까지 깎아주고 대출이자와 연체이자는 없애준다. 원금은 최장 10년에 걸쳐 나눠 갚는다.

◇프리 워크아웃 = 연체기간이 30일 이하로, 아직 신불자가 되기 전에 미리 채무를 조정하는 절차. 대신 원금과 이자는 모두 갚아야 하며, 연체이자는 없애준다. 신용대출은 최장 10년, 담보대출은 최장 20년에 걸쳐 나눠 갚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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