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 타결… ‘불씨’는 여전

화물연대 파업 타결… ‘불씨’는 여전

입력 2012-06-29 00:00
수정 2012-06-29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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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운임제, 노동권보장 문제 등 과제로 남아

표준운임제 법제화, 운송료 인상, 노동기본권 보장을 요구하며 차량을 멈춰세운 화물연대가 닷새 만에 파업을 풀었다.

화물연대는 29일 오전 컨테이너운송사업자협의회(CTCA)가 제시한 운송료 9.9% 인상안에 합의한 뒤 곧바로 지부별 찬반투표를 벌여 업무복귀를 결정했다.

이번 파업은 화물연대와 컨테이너업체들이 운송료 인상에 전격 합의하며 전면적 물류 마비 사태로 번졌던 2008년과 달리 큰 피해없이 마무리됐다.

그러나 최저임금제 개념인 표준운임제 법제화, 노동기본권 보장 등 파업의 핵심 쟁점이 해결되지 않아 파업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평가다.

화물연대는 당초 파업에 들어갈 때 “정부가 2008년 파업 당시 약속했던 표준운임제 도입이 아직까지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표준운임제 법제화를 가장 큰 파업 명분으로 내세웠다.

화물연대는 다단계 하청구조, 치솟는 기름값 등으로 인해 열악한 노동환경에 내몰린 화물차 운전자들의 생계 보장을 위해 운송거리와 화물량 등을 기준으로 정부가 현실에 맞는 표준화된 요금 체계를 마련해 이를 법으로 강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는 그러나 “사인간의 거래를 직접 강제하는 것은 원칙에 맞지 않고 건설업계 등 다른 산업계와의 형평성 문제도 있다”며 “미준수 기업 명단 공개 등의 간접적 방식을 통해 실효성을 높여나가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부의 입장이 워낙 완강해 화물연대는 이번 파업에서 표준운임제 도입 문제는 협상 테이블에 아예 올리지도 못했다.

정부는 이날 화물연대 파업이 타결된 뒤 “시장경제 질서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을 (국무총리실 산하)표준임임제도입추진위원회에서 조속히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얼마나 실효성 있는 안이 나올지는 미지수이다.

2008년 파업 당시부터 화물연대의 핵심 요구 사안이었던 노동기본권, 산재보험 보장 등에 관해서도 전혀 손을 대지 못했다.

화물노동자들은 개인사업자로 분류되는 탓에 노동법을 적용받지 못하고 차량구입비나 기름값 인상 등에 대한 부담을 고스란히 짊어지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 문제는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가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무리한 요구사항임을 화물연대측에 분명히했다”며 “화물연대 역시 정부의 입장을 인지하고 국회를 통한 입법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밖에 도로비 인하, 화주들의 과적 강요 근절을 위한 제도 개선, 화물차주의 재산권 보장 등 화물연대의 핵심적 제도 개선 요구도 대부분 수용되지 않아 화물차 운전자들의 불만은 언제라도 다시 폭발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게다가 화물차운전자들의 수입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기름값 역시 현재는 안정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대외 환경에 따라 언제든지 치솟을 수 있는 것도 잠재적 불안 요인이다.

다만 화물운송 시장의 구조적 문제로 지적됐던 다단계 하청 문제는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이 일부 개정됨에 따라 2015년까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화물운송업체는 이 법에 의거해 내년부터 운송 계약화물의 최소 50%를 직접 운송해야 하고 이를 어길 경우 2015년부터는 제재를 받게 된다.

하지만 법이 강제성을 띠게 될 때까지 향후 3년 간 화물노동자들은 화주에서 대형운송사, 알선업체를 거쳐 화물노동자로 이어지는 후진적 다단계 구조 속에서 여전히 착취를 당할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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