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빠져 헐값매각” 이유
쌍용건설 노조가 이랜드그룹의 쌍용건설 인수에 ‘태클’을 걸었다. 이랜드그룹이 인수 우선협상자로 결정된 지 4일 만이다.노조는 “쌍용건설 지분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이랜드그룹의 인수를 반대한다.”고 6일 밝혔다. 쌍용건설 노조의 인수 반대는 통상 팔리는 기업이 간판을 바꿔 달아야 하는 데 대한 거부감과는 다르다. 쌍용건설 우리사주조합은 지분의 10.04%를 보유한 주요 주주다.
쌍용건설이 매각될 경우 매각 대상 지분의 24.72%를 우선협상 대상자의 인수 가격과 같은 값에 우선 인수할 권리도 쥐고 있다. 2007년 쌍용건설 노조와 우리사주조합은 이랜드와 동국제강 등의 인수에 반대하며 우선매수청구권 행사를 추진해 매각이 무산됐었다. 이 때문에 쌍용건설 노조의 입장은 최종 매각 성사 여부를 좌우하는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노조가 이랜드그룹의 인수를 반대하는 주된 이유는 ‘헐값 매각’이다. 노조는 주가가 곤두박질친 현 상황에서 매각을 서두르는 것은 특정 업체에 특혜를 주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주장한다. 2008년 동국제강의 인수 추진 당시와 비교하면 쌍용건설 주가는 6분의1에 불과하다.
반대 이유에는 인수 합병 시너지 효과에 대한 불신과 ‘건설 명가’의 자존심을 지키려는 속내도 들어 있다. 이랜드는 유통으로 성장한 기업이라서 건설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것으로 노조는 판단한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2012-08-07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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