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명당 1억 내라” 사람 빼가는 곳 알고 보니

“1명당 1억 내라” 사람 빼가는 곳 알고 보니

입력 2012-10-16 00:00
수정 2012-10-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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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산업계와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대기업의 중소기업 인력 빼가기에 따른 중소기업의 피해는 임계치에 다다른 상태다. 피해 범위도 전자, 소프트웨어 등 전통적으로 인력 유출입이 활발한 정보기술(IT) 업계는 물론 금형, 기계, 공조 등 거의 모든 제조업계로 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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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의 중소기업 인력에 대한 스카우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더욱 심해지고 있다. 대기업들이 불투명한 경영 환경을 이유로 신입사원 채용 대신 고임금 등을 내세워 숙련된 중소기업 인력을 뽑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2006년 중소기업고유업종제도 폐지로 중소기업의 사업 영역에 진출할 수 있게 된 대기업들이 ‘신사업 개척’이라는 명분으로 기존 중소기업들의 핵심 인력들을 빨아들이고 있다.

중소기업연구원에 따르면 2008년부터 3년간 중소기업의 기술인력 이직률은 2008년 2.1%에서 2010년 5.11%로 두 배 이상 높아졌다. 특히 금형(4.31%→8.04%), 유기발광다이오드(LED·1.54%→6.15%) 등의 이직률이 높았다.

핵심 인력이 빠져나간 중소기업은 연구개발 사업이 중단되면서 신제품 개발에 당장 차질을 빚게 된다. 결국 신규 수주가 크게 줄어 사업 중단에 이르기도 한다. 지난해 말 한 중소기업이 LG전자를 상대로 핵심 인력을 빼갔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불공정거래신고서를 제출하고, 올 초에는 중소 기계산업계가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에 숙련 인력의 스카우트를 자제해달라고 공식 요청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정부 역시 대안을 내놓고 있다. 중소기업의 기술 인력을 부당하게 빼가는 대기업은 정부 입찰에서 불이익을 받게 하는 데 이어 지난 7월에는 동반성장위원회 주도로 인력 유출을 중재·조정하는 ‘전문인력유출 심의위원회’도 출범했다. 하지만 실효성은 그리 크지 않다.

이에 따라 고용부는 업종별로 대기업이 중소기업 인력 유출을 자율적으로 자제할 수 있는 협약 마련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17일 삼성전자, LG전자, 포스코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과 협력업체 및 관련 단체 70여곳이 참여하는 대·중소기업 상생 인력양성 협의회 및 상생 인력양성 선언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대기업 스스로 인력양성에 더욱 힘써 중소기업으로부터의 인력 유출을 자제하고, 업종별 협약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게 골자다.

이어 이달 말 업종별 이적료를 담은 ‘중소기업 인력 이적료 가이드라인’이 발표된다. 가이드라인의 기준은 업종별 기술인력의 임금과 생산성이 비슷해질 때까지 중소기업이 쏟아부은 총비용에서 해당 인력의 총생산액을 뺀 금액이 된다. ▲금형 6년 기준 1억 5000만원 ▲기계설계 5년 1억 4700만원 ▲소프트웨어 개발 4년 7800만원 등이 제시될 전망이다. 박성희 고용부 직업능력정책관은 “업종별로 이적료를 주고받거나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재교육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방안이 실행될 수 있다.”면서 “재교육 제공 때는 내년부터 실비(연 4000억원) 수준의 직업능력 개발 예산이 투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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