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고소득층은 고기 소비 감소…과일 소비 증가폭은 최대경기침체에다 ‘채식선호’ 현상 심화
작년 고기 소비 증가 폭이 2004년 광우병 파동 이후 가장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득층은 심지어 고기 소비가 줄었다.경기침체로 소비가 전반적으로 줄어든 데다 채식 선호 현상이 심화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과일 소비는 광우병 파동 이후 가장 크게 늘었다.
고기 관련 업종은 매출이 줄고 수익이 감소했다.
28일 금융감독원과 통계청,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 등에 따르면 작년 전국 2인 이상 가구 기준으로 육류 소비 지출은 월평균 4만9천166원으로 전년(4만9천161원)보다 0.01% 늘어나는 데 그쳤다.
광우병 파동이 발생한 2004년 이후로는 증가 폭이 가장 작은 것이다.
미국에서 2003년 11월 광우병이 처음으로 발견되며 국내에서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금지됐다.
이 때문에 고기 소비가 급감하며 육류 소비액은 2003년 3만4천549원에서 2004년 3만2천828원으로 5.0% 감소했다.
이후 증가세로 돌아서며 2005년 9.6% 늘어난 데 이어 2006년 2.9%, 2007년 2.4%, 2008년 9.4%, 2009년 5.8%, 2010년 5.5%, 2011년 6.2% 각각 육류 소비액이 증가했다.
그러다가 작년 사실상 고기 소비가 제자리걸음을 한 것은 경기침체로 인해 전반적으로 소비가 크게 줄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육류는 경기를 많이 타는 품목이다.
또 고기 가격이 내려갔는데도 고기 소비가 줄어든 데는 고기 섭취로 인한 성인병 우려 등이 커지며 육류 소비를 줄인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작년 돼지고기 경락가격은 kg당 평균 3천707원으로 전년(5천448원)보다 32.0%나 떨어졌다. 작년 소고기 경락가격은 kg당 1만2천269원으로 2011년(1만1천590원)보다 5.9% 높아졌다.
최근 식생활의 서구화로 육류 섭취가 많아짐에 따라 비만 등으로 인한 성인병 우려가 커지자 고기 소비를 줄이고 채식을 선호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작년 고소득층의 경우 육류 소비액은 오히려 줄었다. 광우병 파동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소득 상위 20%인 5분위의 작년 육류 소비액은 월평균 6만4천509원으로 전년(6만4천781원)보다 0.4% 감소했다. 반면 소득 하위 20%인 1분위는 2011년 3만3천897원에서 작년 3만4천407원으로 1.5% 늘어 대조를 이뤘다.
실제로 채식 선호 현상에 따라 과일 소비는 큰 폭으로 증가했다.
작년 과일 및 과일가공품 소비액은 월평균 4만3천314원으로 전년(3만9천841원)보다 8.7% 늘었다. 이는 2004년(16.7%) 이후 증가 폭이 가장 큰 것이다.
채소 및 채소가공품도 작년 월평균 소비액이 3만9천679원으로 전년(3만7천634원)보다 5.4% 증가했다.
김병률 농업관측센터 센터장은 “저소득층의 육식 섭취 현상은 계속되지만 고소득층은 건강을 위해 고기를 줄이는 사람이 많아진 것 같다”며 “과일은 건강식이고 후식의 개념이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고 고소득층의 소비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육류 소비가 줄어들며 고기 관련 업종의 매출과 수익은 줄어들고 있다.
작년 마니커의 매출액은 2천907억원으로 전년(3천131억원)보다 7.2% 줄었고 적자를 냈다.
작년 하림 매출액은 7천476억원으로 전년(7천815억원)보다 4.3% 줄었고 순이익도 크게 줄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