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사태’ 사위 총수의 한계?…배경에 관심

‘동양사태’ 사위 총수의 한계?…배경에 관심

입력 2013-10-11 00:00
수정 2013-10-1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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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그룹 사태가 최근의 다른 부실 대기업과 달리 일파만파로 확산하면서 그 배경에 더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산업계에 따르면 동양그룹은 다른 부실 대기업과는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진 것은 사위 총수 기업이라는 점이다.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은 동서인 담철곤 오리온 회장과 함께 국내 재벌가에서 처음으로 사위 총수 시대를 열었다.

현 회장은 슬하에 딸만 둘을 둔 이양구 동양그룹 창업주의 장녀 이혜경 부회장과 결혼, 1983년 동양시멘트 사장에 취임해 후계자의 길로 들어섰다. 1989년 이양구 회장이 타계하고 나서는 그룹 총수에 올랐다.

현 회장은 2000년대 들어 금융 계열사를 인수하고 나서 부인 이혜경 부회장을 제치고 ㈜동양 1대 주주에 등극했다. 그러나 세계 금융위기 등으로 건설업이 침체에 빠지고 그룹의 자금줄 역할을 해온 동양시멘트가 어려워지자 창업주의 가족인 장모와 부인 이혜경 부회장의 불만이 컸다는 후문이다.

결국, 내조를 해오던 이 부회장이 아버지 회사를 살리려고 2008년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했다.

이 부회장이 경영에 나서면서 그룹 내에는 이른바 부회장 측근의 비선조직이 생겨난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을 한 적이 없는 이 부회장에게는 누군가 조언자가 필요했고 사람들이 그의 주변에 모여들었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우연히 알게 된 코스닥 기업 출신의 30대 김철씨를 영입해 동양네트웍스 대표를 맡기기에 이르는 등 그를 매우 신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 동양네트웍스에 집무실을 두고 수시로 들렀고 동양네트웍스 법정관리 신청 후 김철 대표를 관리인으로 선임해줄 것으로 법원에 요청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이 그룹 내 주요 인사와 동양매직 등 자산 매각, 전반적인 구조조정에 개입하는 과정에서 김철 대표가 적지 않은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그룹 관계자들의 얘기도 나온다. 이 부회장이 사안마다 현 회장 측과 다른 의견을 내면서, 결과적으로 구조조정이 지연됐고 지금의 몰락과 후유증을 낳게 됐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동양그룹은 법정관리 개시 신청 후 그룹 내부 인사들의 갈등이 표면화하는 등 조직이 빠른 속도로 와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 회장의 우유부단한 성격에도 문제가 있지만, 실질적인 주인이 아닌 사위 경영자의 힘이 그만큼 약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사위 경영자 현 회장은 인격적으로나 뭐든 평판이 좋았다. 창업주의 가족인 부인의 영향력에 비해 사위인 현 회장 힘이 약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앞서 둘째 사위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은 2011년 회사 돈 횡령과 유용 혐의로 구속기소돼 지난 4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확정판결을 받았다.

최근 재계에서도 과거와 달리 소수 자녀를 낳아 키웠기 때문에 사위 경영자들이 눈에 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슬하에 1남2녀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슬하에 1남3녀를 각각 뒀다. 사위 경영자로 임우재 삼성전기 부사장, 김재열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정태영 현대카드·현대캐피탈·현대커머셜 사장, 신성재 현대하이스코 사장 등이 비교적 잘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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