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잠재력 하락에 ‘금융 불안’ 신흥국만도 못해
내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주요 아시아 11개국 가운데 대만과 파키스탄을 빼고는 최하위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인도, 인도네시아 등 일부 아시아 신흥국들이 금융 불안을 겪고 있음에도 성장 잠재력이 하락한 한국이 이들의 성장세에도 못 미친다는 의미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최근 발표한 ‘아시아 개발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의 내년 성장률을 3.5%로 전망했다.
애초 지난 4월 ADB는 내년 한국의 성장률을 3.7%로 전망했으나 이를 0.2%포인트 낮춘 것이다.
한국 경제에 대한 이번 ADB의 성장률 전망치는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권의 국내총생산(GDP) 상위 11개국 가운데 대만(3.3%)과 파키스탄(3.0%)을 빼고는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7.4%로 가장 높고 ▲필리핀 6.1% ▲인도네시아 6.0% ▲인도 5.7% ▲베트남 5.5% ▲말레이시아 5.0% ▲태국 4.9% 등 순이다.
싱가포르 성장률은 한국과 같은 3.5%로 전망됐다.
ADB는 이번 보고서에서 역내 회원국 48개국 중 선진국으로 분류하는 일본, 호주, 뉴질랜드를 뺀 45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수정 제시했다.
이들 나라의 올해 평균 성장률은 종전 6.6%에서 6.0%로, 내년은 종전 6.7%에서 6.2%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2.8%로 종전과 같았지만 11개국 가운데 중국(7.6%), 필리핀(7.0%), 인도네시아(5.7%), 베트남(5.2%), 인도(4.7%), 말레이시아(4.3%), 태국(3.8%), 파키스탄(3.6%)에 이어 9위였다.
대만(2.3%), 싱가포르(2.6%)만 한국보다 낮았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 경제의 성장률이 다른 신흥국에 비해 낮은 이유는 그만큼 경제가 늙은 구조적인 원인 때문”이라며 “고령화 등 현 상황에서 이를 벗어나려면 기술 혁신밖에는 답이 없다”고 말했다.
결국, 한국 경제의 성장 둔화 원인은 노동과 자본 투입의 한계 등 성장 잠재력의 하락 때문으로 요약된다. 최근 한국 경제의 잠재 성장률은 3% 중후반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최근 분석한 한국 경제의 잠재 성장률은 1991∼2000년에는 평균 6.4%였지만 2001∼2010년에는 평균 4.4%로 낮아졌고 특히 2008∼2012년에는 3.8%에 그쳤다. 2013∼2017년 평균은 3.6%로 추정됐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도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4.0%에서 3.8%로 내린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3.8%는 성장 잠재력에 상응하는 수준이라고 최근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