强달러·弱엔화…시장에 ‘환율쇼크’ 오나

强달러·弱엔화…시장에 ‘환율쇼크’ 오나

입력 2014-01-05 00:00
수정 2014-01-05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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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원화 가치는 미국 달러화와 일본 엔화의 틈바구니에서 부침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3차 양적완화(QEⅢ) 축소로 달러화가 기조적인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일본은 ‘아베노믹스’에 따라 엔화 약세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원화가치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외환시장은 올해 1~2분기에 커다란 변곡점을 맞게 될 공산이 크다.

지난해 말 이후 이미 ‘1달러=100엔’과 ‘100엔=1천원’의 등식은 깨졌다. 달러화 대비 엔화가치는 계속 하락해 지난 2일 뉴욕시장 종가 기준으로 달러당 104.75엔까지 올랐고, 엔화 대비 원화가치는 상승해 같은 날 장중 100엔당 995.63원까지 하락했다.

이제 시장에서는 1분기 중 ‘100엔=900원’으로 엔저가 한층 본격화하는 가운데 ‘1달러=1천원’도 위협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은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050원 아래로 내려가고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10엔을 돌파, 원·엔 재정환율이 100엔당 900원대를 위협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올해 1분기에 분수령을 맞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도 “지난 3년간 박스권 하단인 달러당 1,050원선을 1분기 중 하향 돌파할 것”이라며 “당국이 1,050원선 방어에 힘썼으나, 한계를 아는 만큼 충격이 덜한 시점에 1,050원 아래 수준을 용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1~2분기에 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는 전망에는 미국과 일본 등 국내 통화정책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국가에서 굵직한 일정이 예고돼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먼저 미국 연준의 재닛 옐런 신임 의장이 취임하는 가운데 QE의 추가 축소 여부가 주목된다.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 한도 협상도 기다리고 있다. 일본에서는 소비세율 인상과 아베 정부의 추가 경기부양 등이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오 학회장은 “옐런 의장의 취임 이후 출구전략이 3~4월 중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다”며 “이럴 경우 달러화 강세에 따른 엔저가 더 심해져 올해 상반기 중 달러당 110엔을 넘어 115엔까지 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여기에 국내 금융시장의 외국인 자금 흐름과 경상수지 흑자 행진에 따른 수출 기업의 달러화 매도 등 내부 요인까지 더해져 여러 변수가 동시다발로, 때로는 시차를 두고 터져 나옴으로써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환율 방향성에 불확실성이 크다”며 “올해 안에 달러당 1,000원에 근접하고, ‘원고·엔저’ 흐름이 가속하면 100엔당 900원대 초반으로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더구나 원화가치가 상반기에 고점을 찍고 하락세로 반전, 환율이 급격히 요동치는 혼란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 달러화 강세와 엔화 약세가 엇갈리면서 대외 변수에 취약한 국내 외환시장이 이리저리 휘둘릴 수 있다는 것이다.

정경팔 외환선물 팀장은 “미국의 출구전략으로 달러화 강세가 재개돼 1분기에 달러당 1,065원에 머무르는 원·달러 환율이 4분기에 1,110원까지 반등할 것”이라며 “반면 엔·달러 환율도 1분기 달러당 110엔에서 2분기 98엔까지 하락했다가 4분기에 달러당 107엔까지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미국과 일본의 대내외적 요인 때문에 원·엔·달러화 사이의 환율 급변동은 예상만큼 심각하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도 있다.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경제연구실장은 “일본은행에서도 양적완화에 대한 반대 의견이 적지 않고, 추가 양적완화를 위해 동원할 정책 수단도 마땅치 않다”며 “미국의 출구전략 강도가 세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국제 사회가 ‘근린 궁핍화’를 초래하는 달러당 105엔 이상을 용인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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