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에도 日수출 왜 힘 못쓸까

엔저에도 日수출 왜 힘 못쓸까

입력 2014-05-14 00:00
수정 2014-05-14 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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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인 재팬’ 인기 예전만 못해 日기업들 확신 못해 수출가 인하 주저 과거와 비교 절대 수준 낮지 않아

2012년 12월 아베 신조 일본 정권이 출범한 이후 올 3월까지 엔화가치는 달러화에 비해 한 달 평균 14.9% 떨어졌다. 그런데 이 기간 일본 기업의 수출 물량은 월평균 1.6% 감소했다. 과거 두 차례의 엔화 절하(환율 상승) 때 수출이 크게 늘었던 것과 대조된다. 1990년대(1995년 5월~1997년 4월, 5.9% 절하)에는 수출이 3.8%, 2000년대(2005년 2월~2007년 7월, 6.0% 절하)에는 8.1% 각각 늘었다. 이번에는 엔화 절하 폭이 과거의 두 배가 훌쩍 넘는데도 왜 수출은 힘을 못쓰는 것일까.

곽준희 한국은행 국제경제부 조사역은 그 이유를 크게 세 가지로 꼽았다. 첫째, ‘메이드 인 재팬’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것이다. 일본의 주력 수출품인 기계·기기류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과거에 비해 약하다는 설명이다. 둘째, 엔저 지속 가능성에 대한 확신 부족으로 일본 기업들이 수출 가격을 선뜻 내리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엔화 절하기에 일본의 전체 수출물가는 1.8% 하락에 그쳤다. 셋째, 엔화가치가 많이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달러당 평균 95.7엔으로 115~120엔대였던 과거 절하기 때와 비교하면 절대 수준 자체가 크게 낮지 않다는 것이다.

곽 조사역은 13일 내놓은 ‘엔저의 수출 파급효과 제약요인 분석’ 보고서에서 이렇게 지적하며 “일본 기업들이 과거 엔화 절상(환율 하락)기 때 크게 손해 봤던 수익을 보전하기 위해 이번 절하기에 수출 단가를 내리지 않는 측면도 있다”고 전했다. 엔화 약세에도 우리나라 수출이 ‘선전’하고 있는 것도 여기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보고서는 “세계경제 회복세와 일본 정부의 엔저 정책이 지속되면 앞으로 일본 기업들이 가격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만큼 우리 기업들도 사전 대응전략을 강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2014-05-1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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