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올해 첫눈, 직거래 시장에 서광이 비칠 것”
‘원·위안화 환율(CNH/KRW) 180.30’.1일 오전 9시 서울 중구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는 원·위안화 환율 개장가로 1위안당 180.30원이라는 숫자가 표시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위안화 거래가 이뤄지면서 처음 형성된 가격이다.
시스템 개발 등 수개월간 준비를 거친 만큼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의 첫 출발은 특별한 문제 없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사회자의 초읽기에 맞춰 시장 개장 버튼을 누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김한조 외환은행장, 권선주 기업은행장, 주장정 중국대사관 경제공사는 박수를 치며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의 가동을 축하했다.
최 부총리는 “오늘 행사장을 오다 보니 올해 첫눈이 내렸다”면서 “서설(瑞雪·상서로운 눈)이어서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에 서광이 비칠 것이라는 예감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기념행사 식순이 끝나고 나서 최 부총리와 이주열 총재는 나란히 함께 딜러들에게 다가가 하루 예상 거래량을 묻는 등 각별한 관심을 표명하면서 외환시장 관계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이들은 기념행사의 격려사와 축사를 통해 각각 시장 활성화에 대한 의지도 밝혔다.
최 부총리는 “위안화 직거래시장은 커다란 잠재력을 지닌 새내기 벤처기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벤처기업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히든 챔피언’(Hidden Champion)으로 길러내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원·위안화) 시장 안정을 위해 필요한 경우 중국과의 통화 스와프를 통해 조달한 위안화를 공급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설은 지난 7월 한·중 양국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위안화 거래 활성화 방안에 따른 것이다.
국내에서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이 개설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시장 개설로 한국은 러시아,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중국 외 지역에서 위안화 직거래시장을 갖게 됐다.
원·위안화 직거래가 활성화되면 은행들은 원화→달러화→위안화 등 두 번의 환전 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게 되는 만큼 일반 개인에게 적용하는 원·위안화 환전 수수료도 낮아질 전망이다.
정부는 직거래 시장이 국내 금융산업의 역외 위안화 허브 도약 인프라로서 기능하고 국내 위안화 거래를 늘려 통화 다변화를 통해 글로벌 충격에 대비하는 데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외환시장·시중은행 관계자, 취재진 등 200여명이 몰려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설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반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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