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위암 환자면 자녀 중 발생 위험 더 높아
직계가족 중 위암 환자가 있으면 최대한 ‘음주·흡연·매운 음식’을 삼가야 하고, 이 중 특히 술 섭취량을 줄이는데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김나영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은 2006년 3월부터 2015년 10월까지 9년 7개월 동안 병원을 방문한 환자 약 2천300명 데이터를 심층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위암 환자의 직계가족 발병 위험인자를 성별, 출신 지역, 흡연,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 여부 등 16개 주요 변수에 따라 구분했다.
먼저 직계가족 1명이 위암일 경우에 위암이 발병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비교해보니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 여부’(3.7배)를 제외한 다른 변수의 위험도는 2.5배를 넘지 못해 크게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그러나 직계가족 중 위암이 2명 이상이면 다른 변수 위험도가 급격히 높아졌다.
남성이 여성보다 약 5.87배, 시골 거주자가 도시 거주자보다 7.54배, 흡연자는 6.48배, 매운 음식 선호자는 7.64배로 위암 발생 위험도가 높아졌다.
김 교수는 “특이한 점은 도시보다 시골에 살았던 사람의 위암 발생 위험도가 높다는 사실”이라며 “아마 헬리코박터균이 위생 상태가 좋지 않은 시골에서 더 잘 감염되는데, 성인이 돼 도시 생활을 하더라도 주로 5세 미만 시기에 감염이 되는 해당 균의 특성 때문에 그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위험도 측면에서 가장 눈에 띄는 수치변화를 보인 변수는 바로 ‘음주’였다. 알코올 섭취량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직계가족 중 위암 환자가 2명 이상 있는 사람이 과다 음주(1주일에 소주 2병 이상)를 하면 위암 발생 위험도가 무려 55배까지 올라갔다.
이는 소주를 1주일에 2병을 채 마시지 않는 사람의 위암 발생 위험도가 4.5배인 점을 고려했을 때 약 12배 이상 높은 수치다.
김 교수는 “금주와 절주가 필수적인 위암 예방 대책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현재 음주를 하지 않더라도 과거에 술을 많이 마셨다면 위암 발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되도록 빨리 알코올 섭취를 줄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가족 구성원 중 누가 위암 환자인지에 따라서도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어머니가 위암 직계가족인 경우 가족 중 위암 환자가 추가로 나올 가능성이 컸다.
연구진에 따르면 직계가족 중 어머니가 위암 환자면 발생 위험도가 22%로 가장 높았고, 아버지 8.9%, 형제·자매 8% 순이었다.
김 교수는 “외국 연구에서도 어머니 위암 이력이 위암 발생에 더 큰 영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는 위암 발병에 영향이 가장 많이 끼칠 것으로 예측되는 ‘식생활’에 있어 어머니가 다른 가족에 비해 더 큰 영향력을 가지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어 “그러나 위암 발생 위험도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바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과 ‘음주’”라며 “만약 위암이 걱정된다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 여부를 확인해 하루빨리 이를 제거하고, 음주 등 식생활을 적극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위암의 발생을 억제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메디신’(Medicine)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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