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도 같은 날 공개할듯
삼성전자가 오는 6일 잠정실적(가이던스)을 발표한다.지난 4분기 실적을 공개하는 것이지만, 새해 벽두 지표를 내놓는다는 점에서 올해 국내 대기업들의 성적표를 가늠할 수 있는 일종의 방향타가 될 전망이다.
LG전자도 이르면 같은 날 잠정실적을 공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 삼성, V자 반등 성공…환율 효과도 톡톡
2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8조원 후반대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갤럭시노트7 단종사태로 어닝쇼크(실적충격)에 빠졌던 3분기(5조2천억원)의 침체에서 완전히 벗어나 두 분기 만에 다시 8조원대 고공행진을 재개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2014년 3분기 4조600억원으로 바닥을 찍은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이후 완만한 상승세를 탄 끝에 지난해 2분기 8조원대(8조1천400억원)로 올라섰다.
갤럭시노트7 단종에 따른 기회 손실을 반영함에 따라 3분기에 급전직하했던 성적표가 극적인 ‘V자 반등’에 성공하는 셈이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는 12월 중순 전망에서 삼성전자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를 7조9천100억원대로 잡았으나 12월 말부터는 대다수 증권사들이 8조원대로 전망치를 올려잡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4분기 영업이익을 전 분기 대비 68% 증가한 8조7천억원으로 예상했다. 매출도 8% 증가한 51조8천억원으로 점쳤다.
분위기 전환의 일등공신은 전통적인 ‘실적 효자’인 반도체다.
삼성전자는 4분기에 반도체 부문에서만 4조원 중반대 이익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3분기(3조3천700억원)보다 최소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48단 3D 낸드와 18나노 D램 등 기술의 압도적 우위가 호실적에 힘을 보탰고, 반도체 평균판매가격(ASP) 상승이 단단히 한몫했다.
스마트폰 사업을 맡는 IM(IT모바일) 부문도 3분기 고작 100억원 흑자에서 2조원대 영업이익으로 급반전했다. 갤럭시노트7의 대안으로 내놓은 갤럭시S7엣지 블루코랄 등이 시장에서 의외의 선전을 한 덕분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도 35조~40조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한다.
게다가 12월 들어 1천200원까지 올라간 원/달러 환율도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삼성전자는 원/달러 환율이 100원 오르면 분기 최대 8천억원의 환율 영향이 있는 기업이다. 4분기 내내 고환율이 계속된 것은 아니어서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4분기에 5천억원 안팎의 환율 효과를 본 것으로 관측한다.
삼성은 제3자 뇌물죄 대가성 입증에 초점을 맞춘 특검 수사가 고강도로 전개되면서 그룹 지휘부가 초긴장 상태에 돌입해 있지만, 올해 초반부터 실적만큼은 좋은 출발을 예고하고 있다.
◇ LG 조성진 단독체제 성적표 관심
LG전자는 지난 연말 인사에서 조성진 부회장 1인 CEO(최고경영자) 체제로 의사결정 구조를 단순화했다. 시장에서는 조 부회장 체체 출범 직후 주가가 반등하면서 희망적인 신호를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성적표는 여전히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2천83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LG전자는 4분기에 소폭 흑자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이르면 6일, 늦어도 9일께 잠정실적을 발표한다.
증권가에서는 LG전자가 1천억원대 초반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이라는 전망부터 손익분기점(BEP)에 가까운 100억원 정도 흑자에 머무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예상치의 중간 정도인 500억~6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관측한다.
LG전자가 고전한 이유는 MC사업본부(스마트폰 포함 모바일 부문)의 부진 때문이다. 세계 최초의 모듈형 스마트폰으로 출시한 G5 등의 누적적자 규모가 3분기까지 8천억원에 가깝게 불어났다.
시장에서는 4분기에도 LG전자 모바일 부문이 4천억원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는 생활가전·에어컨을 맡는 H&A사업본부가 실적 방어를 위한 저지선 역할을 하고 있지만 모바일 적자 폭이 워낙 커 힘이 부치는 상황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조성진 1인 체제에서 턴어라운드(실적개선)에 성공할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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