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 속에 백화점들이 연초부터 대대적인 세일에 들어갔지만 소비 심리는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세일 효과’에 일시적으로 매출이 증가한다고 해도 소비 경기가 쉽사리 살아나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가계의 소비 여력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 불확실성 증대·가계소득 둔화로 소비 위축
최근 소비 경기 부진은 외환위기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최악이다.
롯데와 현대 등 주요 백화점의 연초 세일 매출이 작년보다 10%가량 늘었다지만 소비 회복세로 읽히지는 않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지난해 11월과 12월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각각 1.5%, 0.7% 감소하는 등 유통업계는 크리스마스와 연말 특수도 누리지 못했다.
대형마트도 새해 들어 매출이 오히려 작년보다 감소하는 등 고전하고 있다.
주요 유통업체의 매출이 부진할 뿐만 아니라 각종 지표도 곤두박질치면서 ‘소비절벽’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한국 경제가 구조적으로 내수 침체로 이어질 수 있는 여건인 데다 국내외 환경의 불확실성까지 겹쳐 소비자들의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고 진단했다.
박형중 대신증권 마켓전략실장은 “세일 기간에 매출이 반짝 늘어난다고 해도 지속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소비 회복 징후로 보기는 어렵다”며 “고용시장이 좋지 않고 경기 불투명성도 크며 소비 양극화와 고령화 등으로 소비성향 자체가 줄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은행의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4.2로 7년 8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소비성향이 높은 30~40대 인구가 감소하고 고령층 비중이 커지고 있는 점도 소비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게다가 올해부터는 만 15~64세의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든다는 점도 ‘소비절벽’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여기에 조선·해운 등 주요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고 최근에는 조류 인플루엔자(AI) 사태도 확산하면서 소비 냉각기가 길어지고 있다.
최순실 사태 등으로 인한 국정 혼란도 소비 심리에 찬물을 끼얹은 결과를 불러왔다. 내수 부진의 골을 깊게 만드는 요인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셈이다.
조규림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매출이 일시적으로 좋아진다고 해도 추세적으로 보면 소비가 부진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가계부채 문제가 누적된 데다 실질소득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전반적으로 소비가 살아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말했다.
◇ “올해가 여건 더 안 좋아…부진 길어질 듯”
부진의 늪에 빠진 소비 경기가 당분간 바닥을 치고 나아질 가능성도 작다는 의견이 다수다.
일단 대통령 탄핵 등과 관련해 정치적 불확실성이 큰 데다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와 고용, 임금 상승으로 인한 가계소득 증가도 기대하기 어렵다.
또 저성장 국면에서 구조적인 부진 요인은 굳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 소비가 매우 좋지 않은 상황인데 당장 살아나기는 어렵고 너무 많이 죽지 않으면 다행”이라며 “정치 불안정이 계속되거나 하면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통업체 한 관계자는 “김영란법 보다는 정국불안에 따른 심리 위축이 소비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내부적으로 뚜렷한 회복동력을 찾기 어려운데, 글로벌 교역이 살아난다고 해도 내수에 얼마나 플러스 요인이 될지 미지수다. 세계 경기 회복으로 국내 기업들의 수출이 개선된다고 해도 내수 회복으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수출기업들의 이익이 커져도 고용과 임금 상승으로 이어져야 소비 여건이 좋아지지만, 실제로는 이러한 연결고리가 약해 수출과 내수가 별개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정부의 재정지출과 새로운 정부의 출범에 따른 안정화 정도가 그나마 기대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혔다.
박형중 팀장은 “지금은 소비 경기가 하락할 위험이 커서 아직 회복에 대해 예측하기는 이르다”며 “정부의 재정지출이나 추가경정예산 집행 등이 경기 하락을 얼마나 완화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정식 교수는 “미시적으로는 자동차 등 내구소비재에 대한 세금을 낮춰서 소비를 증가시키는 방법이 있을 수 있고 정부의 재정지출로 내수를 다소 부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세일 효과’에 일시적으로 매출이 증가한다고 해도 소비 경기가 쉽사리 살아나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가계의 소비 여력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 불확실성 증대·가계소득 둔화로 소비 위축
최근 소비 경기 부진은 외환위기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최악이다.
롯데와 현대 등 주요 백화점의 연초 세일 매출이 작년보다 10%가량 늘었다지만 소비 회복세로 읽히지는 않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지난해 11월과 12월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각각 1.5%, 0.7% 감소하는 등 유통업계는 크리스마스와 연말 특수도 누리지 못했다.
대형마트도 새해 들어 매출이 오히려 작년보다 감소하는 등 고전하고 있다.
주요 유통업체의 매출이 부진할 뿐만 아니라 각종 지표도 곤두박질치면서 ‘소비절벽’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한국 경제가 구조적으로 내수 침체로 이어질 수 있는 여건인 데다 국내외 환경의 불확실성까지 겹쳐 소비자들의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고 진단했다.
박형중 대신증권 마켓전략실장은 “세일 기간에 매출이 반짝 늘어난다고 해도 지속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소비 회복 징후로 보기는 어렵다”며 “고용시장이 좋지 않고 경기 불투명성도 크며 소비 양극화와 고령화 등으로 소비성향 자체가 줄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은행의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4.2로 7년 8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소비성향이 높은 30~40대 인구가 감소하고 고령층 비중이 커지고 있는 점도 소비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게다가 올해부터는 만 15~64세의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든다는 점도 ‘소비절벽’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여기에 조선·해운 등 주요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고 최근에는 조류 인플루엔자(AI) 사태도 확산하면서 소비 냉각기가 길어지고 있다.
최순실 사태 등으로 인한 국정 혼란도 소비 심리에 찬물을 끼얹은 결과를 불러왔다. 내수 부진의 골을 깊게 만드는 요인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셈이다.
조규림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매출이 일시적으로 좋아진다고 해도 추세적으로 보면 소비가 부진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가계부채 문제가 누적된 데다 실질소득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전반적으로 소비가 살아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말했다.
◇ “올해가 여건 더 안 좋아…부진 길어질 듯”
부진의 늪에 빠진 소비 경기가 당분간 바닥을 치고 나아질 가능성도 작다는 의견이 다수다.
일단 대통령 탄핵 등과 관련해 정치적 불확실성이 큰 데다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와 고용, 임금 상승으로 인한 가계소득 증가도 기대하기 어렵다.
또 저성장 국면에서 구조적인 부진 요인은 굳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 소비가 매우 좋지 않은 상황인데 당장 살아나기는 어렵고 너무 많이 죽지 않으면 다행”이라며 “정치 불안정이 계속되거나 하면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통업체 한 관계자는 “김영란법 보다는 정국불안에 따른 심리 위축이 소비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내부적으로 뚜렷한 회복동력을 찾기 어려운데, 글로벌 교역이 살아난다고 해도 내수에 얼마나 플러스 요인이 될지 미지수다. 세계 경기 회복으로 국내 기업들의 수출이 개선된다고 해도 내수 회복으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수출기업들의 이익이 커져도 고용과 임금 상승으로 이어져야 소비 여건이 좋아지지만, 실제로는 이러한 연결고리가 약해 수출과 내수가 별개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정부의 재정지출과 새로운 정부의 출범에 따른 안정화 정도가 그나마 기대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혔다.
박형중 팀장은 “지금은 소비 경기가 하락할 위험이 커서 아직 회복에 대해 예측하기는 이르다”며 “정부의 재정지출이나 추가경정예산 집행 등이 경기 하락을 얼마나 완화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정식 교수는 “미시적으로는 자동차 등 내구소비재에 대한 세금을 낮춰서 소비를 증가시키는 방법이 있을 수 있고 정부의 재정지출로 내수를 다소 부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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