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값 상승세 꺾이나…“계란 수입되자 농가 물량 풀리기 시작”

계란값 상승세 꺾이나…“계란 수입되자 농가 물량 풀리기 시작”

입력 2017-01-18 07:08
수정 2017-01-18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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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 소비자가 두차례 하락

한 달 넘게 이어지던 계란값 상승세가 꺾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사상 처음으로 미국산 계란까지 수입하면서 수급 조절에 나선 데다 설 명절 기간에 계란 3천600만개를 집중 공급하는 등 설 물가 관리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달 초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지속하던 계란 소비자가(30개들이 특란 기준)는 지난 13일 37일 만에 처음으로 9천491원으로 하락했다가 16일 9천518원으로 반등했으나 17일 다시 9천490원으로 떨어졌다.

한 달 넘게 오르기만 하던 계란값이 닷새 사이 두 차례나 떨어진 것이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주요 대형마트에서의 계란 판매가도 상승세가 멈췄다.

이마트는 지난 6일 계란 30개들이 한 판 가격을 7천580원으로 8.6% 인상한 뒤 열흘 넘게 가격을 올리지 않고 있고, 홈플러스도 7일 7천990원으로 올린 뒤 추가 인상을 하지 않고 있다.

롯데마트가 마지막으로 계란값을 올린 것은 21일 전인 지난달 28일이었다.

이후 롯데마트는 계란값 추가 인상 대신 미국산 계란 수입 유통이라는 카드를 선택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미 계란값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소비자 부담 경감 차원에서 계란 수요가 급증하는 설 연휴 전까지는 가급적 추가 인상을 자제하려 한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보다 구매력이 떨어져 계란 30개들이 한 판에 1만원을 훌쩍 넘어선지 오래인 소규모 동네 슈퍼마켓에서도 가격이 1만1천~1만3천원대에서 더 이상 오르지 않고 있다.

일선 양계농가와 중간 유통상 사이에서는 미국산 계란 수입 등 정부가 추진한 일련의 수급 안정 조치가 계란값 상승세 억제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계란 유통상은 “정부의 미국산 계란 수입 소식이 알려진 이후 물량을 쌓아놓고 좀처럼 팔려고 하지 않던 생산농가에서 물건을 내놓기 시작했다”며 “최근 일시적으로 가격이 내린 것은 이런 변화 때문”이라고 전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이영호 축산관측팀장도 “정부의 미국산 계란 수입 조치가 계란값 안정에 일정 부분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동안 일부 생산농가에서 계란값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물량을 빨리 풀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었으나 미국산 계란이 수입되면서 가격이 진정될 기미를 보이자 물량이 풀리면서 가격이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지난 주말 수입된 미국산 계란이 국내 검역 절차를 거쳐 이번 주말께 대형마트 유통망 등을 통해 시중에 풀리면 계란값 진정세가 더욱 확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최근의 계란 수급 불안이나 가격 폭등세는 AI 확산으로 인한 물량 부족이 1차 원인이지만 심리적 요인도 강한 것 같다”며 “수입 계란이 시중에 풀리기 시작하면 가격 상승세나 물량 부족 현상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계란 수급 및 가격 안정을 위해 설 연휴 전까지 미국과 스페인산 계란 1천500t(약 2천500만개)을 수입해 일선 유통 매장에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부의 이런 수급 안정 조치가 수입 계란 항공운송비 50% 지원 등 막대한 혈세를 투입해 이뤄진 것이지만 가격 안정 효과는 미미해 예산 낭비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의 방안대로 수입 계란 한 개당 76원의 항공운송비가 지원된다면 8천990원(롯데마트 기준)인 미국산 수입 계란 한 판의 약 25%가 국민 세금인 셈이다.

양계업계 관계자는 “계란 수입에 지원하는 예산을 국내 농가에 지원하면 소비자들이 훨씬 싼 가격에 신선한 국산 계란을 먹을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의 조치는 미국 농가를 위해 우리 국민의 혈세를 퍼주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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