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정책 연속성에 방점… 한미 금리역전·가계빚 잡기 ‘과제’

통화정책 연속성에 방점… 한미 금리역전·가계빚 잡기 ‘과제’

장세훈 기자
입력 2018-03-02 22:36
업데이트 2018-03-03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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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은 총재 연임 배경

정통 한은맨으로 통화정책 전문가
“4년간 균형감 있는 통화정책” 분석
2016년 朴정부 국책銀 출자 압박땐
“총재직을 걸고 막겠다” 버티기도
노조 “금융적폐 유발한 당사자”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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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일 연임 결정 직후 서울 중구 한은 본관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일 연임 결정 직후 서울 중구 한은 본관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연임이 결정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전 정부에서 발탁된 인사가 현 정부에서 재기용된 첫 기관장이다. 연초만 해도 차기 총재 후보군으로 정권과 가까운 외부 인사들이 주로 거론됐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최종 선택은 통화정책의 전문성과 연속성에 방점이 찍힌 것으로 해석된다. 총재 연임은 1974년 김성환 총재 이후 44년 만이자 한은이 정부로부터 독립된 1998년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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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최종구 등과도 ‘무난한 호흡’

이 총재는 정통 ‘한은맨’으로 통화정책 전문가라는 점에 이견이 없다. 지난 4년 동안 통화정책을 균형 있고 무난하게 펼쳤다는 평가도 받는다. 2014년 취임 직후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지만 정작 세월호 참사 등을 겪으면서 오히려 다섯 차례 금리를 인하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2016년 박근혜 정부가 한국판 ‘양적완화’를 명분으로 국책은행에 대한 출자를 압박했을 때 “직을 걸고 막겠다”고 버텼다. 지난해 11월에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6년 5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상 결정을 이끌어냈다. 지난해 중국과의 통화스와프를 연장한 데 이어 최근에는 기축통화국인 캐나다·스위스와도 통화스와프를 체결해 외환 방어막도 강화했다. 또 임기 중 3%대 경제 성장률과 2%에 근접하는 물가 상승률로 거시경제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했다.

●지방선거 앞두고 인사청문회 부담 덜어

앞으로 정교한 통화정책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점도 이 총재의 연임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미 정책금리가 역전될 가능성이 커지고 미국의 통상 압박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 경기는 아직 수출 주도 성장의 온기가 확산되지 않고 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 사태 등으로 오히려 냉기가 감돈다. 1450조원을 돌파한 가계부채는 한국경제의 ‘시한폭탄‘으로 간주되고 있다. 한국경제 곳곳에 경고등이 겨진 상황에서 원활한 정책 공조는 시장에 주는 강력한 메시지가 될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이 총재는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최종구 금융위원장 등과 무난하게 호흡을 맞춰 왔다는 점이 후한 점수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현 정부의 국회 인사청문회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도 총재 연임의 원인으로 꼽힌다. 이 총재는 2014년 첫 선임 당시 한은법 개정에 따라 역대 한은 총재로는 처음 인사청문회를 거쳤다.

한편 한은 노조는 이날 성명을 통해 “금융시장과 조직 내에 쌓인 적폐 청산이 시급한 상황에서 현 상황을 유발한 당사자인 현 총재의 연임 결정은 심각하게 우려스럽다”고 반발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2018-03-0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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