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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3000명 이하 읍면 40% 진료·투약 문제”…2000명 이하 줄면 이것 폐업

“인구 3000명 이하 읍면 40% 진료·투약 문제”…2000명 이하 줄면 이것 폐업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3-04-18 21:09
업데이트 2023-04-18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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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촌경제연구원 보고서

2000명 이하시 식당·세탁소 줄폐업
제과점·미용실 등 생활기본 요소 붕괴
읍면 25% 의·식 서비스 공급 어려워
‘인구감소→인프라 쇠퇴→인구 이탈’
기초생활서비스 확충 획기적 대책 필요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법서 허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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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모습 자료 사진. 픽사베이 제공
농촌 모습 자료 사진. 픽사베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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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지원 자료 사진
의료 지원 자료 사진
농촌 면의 인구가 3000명 이하로 줄어들면 보건의료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다는 보고서가 18일 나왔다. 2000명 이하로 줄어들면 인간 생활의 기본 요소인 의식주 중 의식에 해당하는 식당, 세탁소, 제과점, 이·미용실 등이 폐업하는 경향도 확인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인구 소멸이 빠르게 진행 중인 농촌 지역에 대해 기초생활서비스를 확충하는 획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생활서비스 공급 기능 약화된 중심지
열악한 인프라에 시골 떠나 도시행

농경연은 이날 이런 내용을 담은 ‘인구감소 농촌 지역의 기초생활서비스 확충 방안’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농촌 인구의 감소로 인해 한국 읍면 지역의 40%가 기본적인 진료와 투약 체계 등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또 25% 지역에서 의식과 관련된 서비스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농경연은 2010년부터 2020년까지 농촌의 읍면 단위 인구 변화를 분석한 결과 총 1404개 읍면 중 약 절반에서 인구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대도시에서 차로 30분 이상 떨어진 인구 50만명 미만의 도농복합시군 및 도서 읍면과 같은 원격 농촌의 중심지 인구는 더 많이 줄었다. 보고서는 “농촌 중심지가 생활 서비스를 공급하는 장소로서 그 기능이 약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전남 농촌 지역에 방치된 빈집. 2021년기준 전남지역 빈집은 총 1만 9727호다.
전남 농촌 지역에 방치된 빈집. 2021년기준 전남지역 빈집은 총 1만 9727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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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모습 자료사진.  123RF 제공
농촌 모습 자료사진. 123RF 제공
인구가 감소하는 농촌에서 가장 먼저 위축되는 분야는 교육 서비스였다. 보고서는 인구감소 이후 교육 서비스 이용률이 평균 2.0%로 낮았다고 집계했다. 반대로 마트, 이·미용실, 카페, 음식점 등 소매 서비스 이용률은 평균 47.5%로 높은 편이었다.

열악한 교육 인프라는 젊은층 부부를 떠나게 만드는 새로운 유인이 된다. 한이철 농경연 부연구위원은 “더 나은 생활 서비스와 주거 환경을 원하는 농촌 주민이 도시로 이동하는 부정적 순환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인구가 감소하는 농촌 지역에 기초생활서비스를 확충하기 위한 획기적인 대책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돌봄+기초생활서비스 동시 가능하게
다부처 교통서비스 통합 추진해야
서비스운영에 밀착 지원 체계 중요

인구감소→인프라 쇠퇴→인구 이탈’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막기 위해 농촌 지역 기초생활서비스 확충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연구진은 제언했다.

연구진은 “농촌 의료취약지역에서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이 가능하게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면서 “부처마다 다른 법안들로 교통취약지역 지원에 한계가 있는데 다부처 교통 서비스 사업도 통합 추진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어 “공공의 기초생활서비스 공급사업이 서비스 주체 양성까지 확대되도록 충분한 시간과 전폭적인 인력·재원 투입이 필요하다”며 기초생활서비스 확충을 농촌 재생 차원에서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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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충남 부여군의 ‘조금 느려도 괜찮아’ 치유농장에서 참가자들이 야외에서 족욕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농촌진흥청 제공
지난해 10월 충남 부여군의 ‘조금 느려도 괜찮아’ 치유농장에서 참가자들이 야외에서 족욕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농촌진흥청 제공
농촌 주민의 만족도가 높은 방문 서비스의 경우 ‘지역사회 통합돌봄제도’와 ‘기초생활서비스 공급’을 결합해 생활지원사가 가정 방문 돌봄 활동을 할 때 다른 방문 서비스도 같이 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보고서는 “지방자치단체가 농촌유휴시설을 비영리 민간단체들이 ‘관리위탁’ 형식으로 쓸 수 있게 해 건물 사용에 부담이 없도록 재정적으로 안정적 활동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농촌 기초생활서비스를 효과적으로 공급·운영하기 위해 행정체계 개편을 통해 부서간 ‘행정 칸막이’를 해소하고 업무 담당자들이 사업 연계를 논의하는 ‘정책협의체’를 설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고서는 “정부의 재정 투입 만큼이나 현장에서 필요한 조치를 바로 해줄 수 있는 행정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마을 관련 업무 담당자를 개방형 임기제 공무원 또는 전문관 제도를 적극 활용해 업무 지속성을 보장하는게 필요하다”고 시사했다.

한 부연구위원은 “사업 의사 결정에는 주민 참여를 보장해야 공공에 대한 관심과 신뢰로 실효적 운영이 가능해지고 마을의 사회적 자본 형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이장, 부녀회장 등 마을의 리더를 문서상으로만 ‘협력자’로 두지 말고 공식적 사업 수행체계에 포함, 정확한 역할을 부여해 서비스 운영 현장에 밀착된 지원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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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드림뜰 힐링팜’에서 치유농업 프로그램 진행 전후 참가자들의 스트레스 지수를 유비오맥파(HRV)로 측정하는  모습.  농촌진흥청 제공
지난해 ‘드림뜰 힐링팜’에서 치유농업 프로그램 진행 전후 참가자들의 스트레스 지수를 유비오맥파(HRV)로 측정하는 모습.
농촌진흥청 제공
세종 강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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