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자료 첫 현장조사 무산…양대노총 반발(종합)

회계자료 첫 현장조사 무산…양대노총 반발(종합)

박승기 기자
박승기 기자
입력 2023-04-21 15:16
수정 2023-04-21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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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조사는 “노조에 대한 부당 개입” 반발
과태료 부과에 현장조사까지 노정 갈등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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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동조합 관계자들이 21일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들이 회계서류 비치·보존 여부 학인을 위한 현장 조사를 위해 서울 중구 금속노조 사무실에 들어서려 하자 제지하고 있다.고용부는 이날부터 2주간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미가맹 노조 1개 등 총 42개 노조에 대해 현장 행정조사에 나섰다. 연합뉴스
금속노동조합 관계자들이 21일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들이 회계서류 비치·보존 여부 학인을 위한 현장 조사를 위해 서울 중구 금속노조 사무실에 들어서려 하자 제지하고 있다.고용부는 이날부터 2주간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미가맹 노조 1개 등 총 42개 노조에 대해 현장 행정조사에 나섰다. 연합뉴스
회계서류 비치·보존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42개 노동조합(노조)에 대한 정부의 첫번재 현장 조사가 무산됐다.

고용노동부는 21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 대한 회계서류 비치·보존 여부를 확인하는 행정조사를 위해 근로감독관(4명)이 방문했으나 관계자들이 입구를 막고 항의하면서 조사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밝혔다.

근로감독관은 입구를 막아선 노조 관계자들에 대해 “민주노총이 노동조합법 위반 및 시정·소명 기회 부여했지만 따르지 않았다”고 행정조사 실시하게 된 이유를 밝힌 뒤 “행정조사를 거부하거나 기피하면 질서위반행위규제법에 따라 5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고 고지했다.

노동조합법에 노조는 사무실에 조합원 명부, 규약, 회의록, 재정에 관한 장부·서류 등을 비치하고, 행정관청이 요구하는 경우 결산 결과와 운영 상황을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정희 민주노총 정책실장은 “노동조합법에 규정된 서류는 비치하고 있고 이를 증명할 사진 자료도 고용부에 제출했다”며 “현장조사를 통해 확인하겠다는 것은 노조에 대한 부당한 개입”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법원도 판결을 통해 조합원에게 자료를 공개할 의무는 있지만 외부에 반출·공개할 의무는 없다고 판단했다”며 “고용부 조사에 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 실장은 근로감독관들에게 조합원 명부와 회의록, 재정에 관한 장부 등의 내지를 외부로 유출하면 노조 자주성이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제출하지 않았다는 내용을 담은 의견서를 전달했다.

근로감독관들은 13분 동안 대치하다 행정조사 수용 여부를 내부적으로 다시 검토해달라는 말을 남기고 발걸음을 돌렸다.

민주노총에서 30m 떨어진 금속노조에도 근로감독관이 방문했지만 조합원들은 ‘폭압적 행정개입 중단하라’ ‘노조파괴 즉각 중단하라’ 등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항의하면서 차질이 빚어졌다.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 대한 행정조사는 사무실에는 들어갔지만 협조를 구하는 데 실패하면서 빈손으로 돌아섰다.

양대 노총이 노동부 행정조사에 따르지 않은 것은 회계서류 겉표지가 아닌 내지를 제출할 의무까지는 없다는 인식이다. 고용부의 과태료 부과에 대해서도 다음 달 법원에 이의를 제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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