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G용 주파수 3각 분할… 스마트폰 서비스 경쟁 가속

4G용 주파수 3각 분할… 스마트폰 서비스 경쟁 가속

입력 2011-08-30 00:00
업데이트 2011-08-30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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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1.8㎓ 낙찰 이후 이통시장 전망

SK텔레콤이 29일 4세대(4G) 이동통신의 ‘황금 주파수’로 불리는 1.8기가헤르츠(㎓) 대역을 경매끝에 9950억원에 차지했다. 이로써 KT와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가 모두 롱텀에볼루션(LTE) 관련 주파수를 나눠 가져 차세대 통신 시장에서 ‘삼각 구도’가 갖춰졌다. SK텔레콤은 그동안 경쟁사에 비해 4G용 주파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어려움을 겪어왔다. SK텔레콤이 보유한 LTE용 주파수는 800메가헤르츠(㎒) 대역(폭 20㎒)이지만, 이 가운데 10㎒ 폭에서는 2세대(2G) 서비스가 진행되고 있어 나머지 10㎒ 폭에서만 LTE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다만 이번 경매 과정에서 통신업계 안팎에서는 “낙찰자가 자금난을 겪는 ‘승자의 저주’가 현실화할 것이며, 그 비용은 소비자의 통신비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이통3사 가운데 유일하게 1.8㎓ 대역을 갖고 있지 않아 LTE 주파수 추가 확보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번 경매를 통해 숙원했던 1.8㎓를 확보해 4G 시장에서도 우위를 선점할 수 있게 됐다.”면서 “이번에 확보한 주파수로 대도시 및 무선 인터넷 수요 밀집지역에서 LTE 용량을 확대하는 데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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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KT와 혈투 끝에 29일 4세대 이동통신의 ‘황금주파수’로 불리는 1.8㎓ 대역 주파수를 확보했다. 서울 중구 을지로 SK텔레콤 본사 직원들이 1층 로비를 거닐고 있다. 연합뉴스
SK텔레콤이 KT와 혈투 끝에 29일 4세대 이동통신의 ‘황금주파수’로 불리는 1.8㎓ 대역 주파수를 확보했다. 서울 중구 을지로 SK텔레콤 본사 직원들이 1층 로비를 거닐고 있다.
연합뉴스
●SKT “수요 많은 곳 LTE용량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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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이미 2세대(2G) 통신망용 1.8㎓ 대역(20㎒)을 갖고 있던 KT는 이날 오전 9시40분에 83라운드 입찰 불참을 발표하면서 SK텔레콤과의 경쟁에 종지부를 찍었다.

1.8㎓ 대역을 포기하는 대신 KT는 800㎒ 대역을 최저 경쟁가격인 2610억원에 낙찰받았다. 급한대로 2G용 주파수를 전용해 4G망으로 쓸 수 있는 만큼 1조원 이상 무리하게 베팅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당초 KT는 이번 경매를 통해 확보한 주파수 폭( 20㎒)에 기존 2G 서비스를 끝내고 남는 주파수 폭(20㎒)을 합쳐 40㎒의 광대역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었다.

이렇게 되면 경쟁사보다 2배 이상 빠른 서비스가 가능하고, 기존 대역을 재활용하면서 투자비 절감 등으로 1조 5000억원 이상의 경제적 이득도 얻게 될 것으로 기대해왔다.

●KT “과열·국가 손실 막으려 포기”

회사 측은 “주파수 경매가 과열돼 사회적 논란과 국가적 손실을 가져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현 시점에서 1.8㎓ 대역에 추가적인 입찰 참여를 중단하기로 했다.”면서 “그럼에도 1.8㎓ 대역을 확보했다면 LTE 주파수를 확보해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국가 전파자원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두 회사가 83라운드까지 가는 접전을 펼치며 1.8㎓ 대역 확보에 나섰던 것은 이 대역이 세계 4G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서다. 기존 2G 시절에는 음성 통화에 유리한 800㎒가 인기였고 3G 시대에는 2.1㎓ 대역이 잘나갔지만, 4G LTE 시장에서는 1.8㎓ 대역이 널리 쓰이고 있다. 때문에 이 대역을 확보하면 앞으로 국내외에서 쏟아질 4G LTE 스마트폰 수급에서 경쟁업체보다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

●LGU+ 만년꼴찌 탈출 계기 만들어

LG유플러스는 스마트폰 시대의 핵심 주파수인 2.1㎓ 대역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해 최저 가격인 4450억원에 낙찰받아 이통업계 ‘만년 꼴찌’에서 탈피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3G로 넘어가지 못하고 2G 서비스만 제공하고 있는 LG유플러스는 3사 가운데 LTE 전국망을 가장 먼저 구축하는 등 전의를 다지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금까지는 주파수와 스마트폰 확보 면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는 환경에 있었지만 이제는 국내외 다른 사업자들과 동등한 출발선에서 LTE 경쟁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통3사 모두 LTE 경쟁에 필수적인 황금주파수를 확보하게 되면서 앞으로 치열한 시장 경쟁이 예상된다.

SK텔레콤은 후발 주자들을 견제하기 위해 단말기 구성 등에 더 많은 투자를 하고, KT는 주파수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할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도 이미지 쇄신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 확실시된다.

반면 이번 경매에서 SK텔레콤이 1.8㎓ 대역을 확보한 대가로 1조원에 가까운 돈을 지불하기로 한 만큼 LTE 서비스 요금을 높게 책정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2011-08-3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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