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쉽게 공유돼 불안감 사라지길” 신종 코로나에 맞선 시민 개발자들

“정보 쉽게 공유돼 불안감 사라지길” 신종 코로나에 맞선 시민 개발자들

나상현 기자
입력 2020-02-10 00:04
업데이트 2020-02-10 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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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진자 상황·동선 담은 지도 개발

접속자 폭주에 사비 들여 서버 운영키도
“사태 조속히 마무리돼 일상생활 했으면”
코로나맵
코로나맵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불안감은 ‘정보의 비대칭성’에서 나온다고 생각해요. 시민들이 쉽게 정보를 접할 수 있으면 막연한 불안감이 없어질 겁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환자들의 동선을 지도를 통해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코로나 맵’을 개발한 대학생 이동훈(27)씨는 9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신종 코로나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와중에 시민 개발자들이 만든 사이트가 큰 힘이 되고 있다. 코로나 맵에 이어 ‘코로나 상황판’, ‘코로나 알리미’와 같은 사이트들이 속속 등장했다. 경희대에서 산업경영공학을 전공하며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이씨는 원래 친구들에게 보여 줄 목적으로 혼자 코로나 맵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서비스 개시 이튿날, 접속자 240만명이 몰리면서 서버가 멈추자 사비를 들여 보강했다. 다행히 네이버에서 서버 운영비를 지원해 주면서 유지비 걱정은 덜었지만, 많으면 하루에 20~30차례 업데이트를 진행하다 보니 이씨는 “몸이 남아나질 않는다”고 했다.

정보 수집에 있어 기본적으로 질병관리본부에서 제공하는 보도자료나 데이터를 가장 신뢰하고, 뉴스 속보가 나왔을 때 여러 언론사를 확인해 공통적인 팩트를 반영한다고 한다. 이씨는 “신종 코로나가 종식될 때까지 운영하고 싶다”면서 “주변에서 ‘자기 희생’이라며 걱정해 주는 분들이 많지만, 응원 메시지나 응원 댓글을 보면서 하루하루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통계도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코로나 상황판’은 태국 치앙마이에 거주하는 주은진(30)·권영재(35) 부부가 만들었다. 주씨는 질본 발표는 물론 중국 위생건강위원회, CNN 등 외국 정보도 적극 참조한다. 주씨는 “정부에서 신종 코로나 마이크로사이트를 만들면서 정보 수집이 훨씬 편리해졌다”면서 “저희 사이트를 통해 많은 분들이 신종 코로나 정보에 쉽고 빠르게 접근할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쁘다”고 말했다.

확진자 동선이나 진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을 지도에 표시해 주는 ‘코로나 알리미’를 개발한 김준태(23)·최주원(23)·이인우(28)·박지환(24)씨는 모두 고려대 재학생이다. 이들은 뉴스에서 신종 코로나의 심각성이 퍼지자 관련 정보를 한 지도에 모아 보여 줘야겠다고 결심했다. 한시라도 빨리 사람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밤을 새 가며 개발에 힘썼다고 한다. 김씨는 “사태가 조속히 마무리돼 많은 분이 편하게 일상생활을 할 날이 온다면 정말 좋겠다”고 밝혔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2020-02-1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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