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디자인 경영’

정몽구 회장 ‘디자인 경영’

주현진 기자
주현진 기자
입력 2016-06-15 21:20
수정 2016-06-15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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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이 최우선” 차별화 강조…해외 디자이너 잇단 영입 현대차 “동커볼케 전무 제네시스 G80 디자인 과정에 참여”

“현대차가 당신에게 큰 부(富)를 줄 수는 없지만, 당신과 함께 현대차의 꿈을 실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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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왼쪽부터 피터 슈라이어 현대·기아차 디자인 총괄 사장, 루크 동커볼케 현대디자인센터장(전무), 이상엽 현대디자인센터 스타일링담당 상무.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왼쪽부터 피터 슈라이어 현대·기아차 디자인 총괄 사장, 루크 동커볼케 현대디자인센터장(전무), 이상엽 현대디자인센터 스타일링담당 상무.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정몽구(78)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11월 세계 3대 명차로 꼽히는 ‘벤틀리’의 수석 디자이너 출신인 자동차 디자이너 루크 동커볼케(51)를 현대차의 디자인을 총괄하는 현대디자인센터장(전무)으로 영입하면서 이렇게 얘기했다고 한다. 디자인을 최우선시하는 정 회장의 이 한마디에 동커볼케 전무는 훨씬 많은 연봉을 제시한 다른 경쟁사들의 스카우트 제안을 뿌리치고 현대차와 현대차의 독자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디자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현대차에 합류했다는 것이다.

정 회장이 ‘품질경영’에 이어 ‘디자인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글로벌 업체 간 자동차 기술 수준이 점차 비슷해지면서 소비자들의 감성적 만족도를 높이는 디자인으로 차별화하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해외 디자인 인재 영입 작업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벤틀리에서 외장 및 선행디자인을 총괄했던 이상엽(46) 디자이너를 현대디자인센터 스타일링 담당 상무로 추가 영입해 동커볼케 전무와 함께 현대차와 제네시스의 디자인 혁신을 주도하도록 했다.

정 회장의 디자인 경영은 2006년 7월 피터 슈라이어(63) 현대·기아차 디자인 총괄 사장을 당시 기아차 디자인 총괄 부사장으로 영입하면서 본격화했다. 슈라이어 사장은 당시 ‘직선의 단순화’를 디자인 모토로 내세워 호랑이의 코와 입을 형상화한 라디에이터 그릴 모양을 기아차의 디자인 정체성으로 구축해 갔다. 이빨을 드러낸 호랑이의 코와 입처럼 상하단 라인의 가운데가 안쪽으로 들어가 있는 이 디자인은 포르테, 쏘울, K시리즈, R시리즈 등 현재 대부분의 기아차 제품에 적용돼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2009년 현대차에도 디자인 철학이 탄생했다. 물 흐르는 듯한 자연스러운 선을 강조한 ’플루이딕 스커프처’가 그것이다. 당시 출시한 YF쏘나타와 투싼ix 등에 처음 적용했다. 이어 2013년 11월 현대차의 고급 독자 브랜드인 제네시스가 나오면서 현대차는 플루이딕 스커프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플루이딕 스컬프처 2.0’을 디자인 모토로 채택했다. 역동적이면서 세련된 느낌을 주는 플루이딕 스컬프처 2.0은 제네시스 이후 출시된 LF 쏘나타, 올 뉴 투싼에도 적용되는 등 현대차 디자인의 DNA로 자리잡고 있다.

다음달 7일 출시하는 제네시스의 두 번째 모델인 ‘제네시스 G80’는 정 회장이 강조하는 디자인 경영의 미래를 더욱 뚜렷하게 보여 줄 것으로 주목된다. 제네시스 G80는 제네시스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로 전작보다 볼륨감과 고급감을 더하면서도 정면 범퍼 및 헤드램프의 입체감을 살린 디자인이 인상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동커볼케 전무가 지난해 11월 현대차에 합류한 뒤 G80 탄생의 마무리 과정에 참여했다”면서 “정 회장의 기대처럼 제네시스 디자인의 감성 DNA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2016-06-16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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