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타 봤습니다… 2000만원대 경형차 ‘캐스퍼’
현대자동차가 지난달 29일 출시한 경형차 캐스퍼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노사 상생 ‘광주형 일자리’를 통해 설립된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생산하고 문재인 대통령도 “퇴임 후 타겠다”며 직접 인터넷으로 구매하면서 의미를 더했다. 다만 현대차 처음으로 100% 온라인 판매 방식을 도입해 소비자들이 차량을 직접 살펴보지 못하고 구매를 결정해야 하는 단점은 있다. 캐스퍼의 체감 성능과 제원, 각종 기능을 중심으로 2000만원을 들여 살 만한 경차인지 살펴본다.![현대자동차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캐스퍼 액티브 모델이 경기 용인 일대를 달리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https://img.seoul.co.kr/img/upload/2021/10/04/SSI_20211004011250_O2.jpg)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캐스퍼 액티브 모델이 경기 용인 일대를 달리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https://img.seoul.co.kr//img/upload/2021/10/04/SSI_20211004011250.jpg)
현대자동차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캐스퍼 액티브 모델이 경기 용인 일대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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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퍼의 가속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경차라서 도로 위를 달리는 데 힘이 부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기우에 불과했다. 준중형 세단을 몰았을 때의 승차감과도 큰 차이가 없었다. 특히 전고가 높아 공간이 넓다는 착각까지 들었다. 아파트가 면적은 좁아도 층고가 높으면 넓게 느껴지는 것과 같은 이치였다. 상대적으로 폭은 좁은 편이었지만 “옹졸한 자세로 경차를 몰고 있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캐스퍼 실내 모습. 8인치 LCD 내비게이션과 스포츠카에서 주로 볼 수 있는 ‘D컷’ 운전대가 장착됐다. 현대자동차 제공](https://img.seoul.co.kr/img/upload/2021/10/04/SSI_20211004011324_O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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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퍼 실내 모습. 8인치 LCD 내비게이션과 스포츠카에서 주로 볼 수 있는 ‘D컷’ 운전대가 장착됐다. 현대자동차 제공](https://img.seoul.co.kr//img/upload/2021/10/04/SSI_20211004011324.jpg)
캐스퍼 실내 모습. 8인치 LCD 내비게이션과 스포츠카에서 주로 볼 수 있는 ‘D컷’ 운전대가 장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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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경차치고 주행 성능이 괜찮다는 뜻이지 탈경차급 수준이라고 평가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었다. 복합연비는 12.8㎞/ℓ로, 중형 세단 쏘나타 2.0 가솔린 모델 12.5~12.7㎞/ℓ와 비슷하다. 6단이 아닌 4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된 것도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캐스퍼에 적용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은 차급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차로 이탈방지 보조, 차로 유지 보조 기능은 핸들을 잠시 놓아도 차량 중심을 잘 잡아 줬다. 가속페달을 밟지 않아도 일정 속력을 유지해 주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도 탑재됐다. 다만 앞차가 멈추면 따라 멈추고, 앞차가 출발하면 자동으로 출발하는 ‘스톱 앤드 고’ 기능은 포함되지 않았다. 때문에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도심에서는 이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능이 무용지물이었다.
![캐스퍼 뒷모습](https://img.seoul.co.kr/img/upload/2021/10/04/SSI_20211004011359_O2.jpg)
![캐스퍼 뒷모습](https://img.seoul.co.kr//img/upload/2021/10/04/SSI_20211004011359.jpg)
캐스퍼 뒷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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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퍼에 세계 최초로 적용된 ‘풀 폴딩’ 시트가 완전히 접힌 모습. 현대자동차 제공](https://img.seoul.co.kr/img/upload/2021/10/04/SSI_20211004011343_O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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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퍼에 세계 최초로 적용된 ‘풀 폴딩’ 시트가 완전히 접힌 모습. 현대자동차 제공](https://img.seoul.co.kr//img/upload/2021/10/04/SSI_20211004011343.jpg)
캐스퍼에 세계 최초로 적용된 ‘풀 폴딩’ 시트가 완전히 접힌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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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퍼가 귀여운 모습을 하고 있지만 가격은 착하지 않다. 최고급 트림 인스퍼레이션은 1870만원으로 책정됐다. 터보 엔진(90만원), 선루프(40만원), 시트를 접었을 때 활용할 수 있는 수납공간(7만원), 17인치 휠·리어스포일러(50만원)를 모두 더한 풀옵션 가격은 2057만원이다. 국산 경차 사상 최고가로 풀옵션 모델이 2000만원을 돌파한 건 캐스퍼가 처음이다. “현대차 공장에서 만들지 않아 인건비가 적게 들었고 온라인 판매 방식 도입으로 매장 전시 비용은 물론 딜러 수수료도 포함되지 않는데 판매 가격은 상당히 비싸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캐스퍼 ‘깡통’(최하위 트림) 스마트는 1385만원, 중간 트림 모던은 1590만원부터 시작한다. 하지만 이 두 트림에는 내비게이션이 기본 장착되지 않는다. 선택하려면 스마트는 152만원, 모던은 143만원을 더 내야 한다. 풀 폴딩 시트도 인스퍼레이션 전용이다. 캐스퍼를 저렴하게 사겠다고 스마트나 모던 트림을 선택하더라도 필수 옵션 몇 개만 장착하면 금방 인스퍼레이션 가격에 육박한다. 때문에 내비게이션만큼은 꼭 있어야 한다는 고객이라면 처음부터 인스퍼레이션을 선택하는 게 이익이다. 캐스퍼를 제대로 느끼려면 100마력짜리 터보엔진 모델을 택하는 것을 포함해 적어도 2000만원은 들여야 한다는 얘기다.
2021-10-0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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