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금지종목 2배 확대… ‘퍼펙트 스톰’ 충격 줄인다

공매도 금지종목 2배 확대… ‘퍼펙트 스톰’ 충격 줄인다

임주형 기자
임주형, 홍인기, 류지영 기자
입력 2020-03-11 01:04
업데이트 2020-03-11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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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분석] 금융시장 ‘리먼 악몽’ 재현 우려

금융위, 3개월간 공매도 규제 강화
“美연준 제로금리로 인하”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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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과 국제 유가 폭락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휘청이면서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의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가 아시아를 넘어 유럽과 미국으로 급속히 퍼지는 데다 주요 산유국이 ‘치킨게임’을 벌여 ‘퍼펙트 스톰‘(초대형 경제위기)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10일 국내 금융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해 11일부터 3개월간 한시적으로 공매도 규제를 강화안을 발표했다. 공매도 금지 종목이 현행 대비 두 배로 늘어나고, 금지 기간도 2주로 확대된다.

9일(현지시간) 글로벌 증시는 공포로 새파랗게 질렸다. 미국 다우지수는 2013.76포인트(7.8%) 폭락한 2만 3851.02에 거래를 마쳤다. 하락률 기준으로 리먼 사태 직후인 2008년 10월 뒤로 최악이다. 심지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개장 직후 7%가량 빠져 15분간 거래가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1997년 10월 ‘피의 월요일’ 이후 23년 만에 발동됐다.

영국 FTSE100(-7.69%)과 프랑스 CAC40(-8.39%), 독일 DAX30(-7.94%) 등 유럽 증시도 휘청였다. FTSE100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2년 만에, DAX30은 2001년 ‘9·11 테러’ 이후 19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코로나19 악화로 원유 수요가 줄고 있음에도 러시아가 감산에 반대하자 전날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가격을 전격 내린 게 폭락의 계기가 됐다. 이른바 ‘더블 펀치’를 맞은 것이다.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걸프전 때인 1991년 이후 가장 큰 24.6%의 낙폭을 기록하며 30달러대(배럴당 31.13달러)에 턱걸이했다. ‘유가 전쟁’ 공포 속에 폭락했던 미국·유럽 증시는 각국의 경기부양 기대감이 작용하면서 10일 3% 안팎의 오름세로 출발했다.

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비하고자 다음달까지 기준금리를 ‘제로(0) 금리’ 수준으로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이렇게 되면 미 기준금리는 현행 1.00∼1.25%에서 0.00∼0.25%로 떨어져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한 리먼 사태 때로 돌아가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11일부터 당일 주가가 5% 이상 하락한 코스피 종목의 공매도 거래 대금이 평소보다 3배(현행 6배) 이상 증가한 경우 과열 종목으로 지정하고, 공매도 금지 기간도 현행 1거래일에서 10거래일(2주)로 늘리기로 했다. ‘블랙 먼데이’로 얼룩진 지난 9일처럼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 일정 기간 동안 공매도를 아예 금지하는 카드도 꺼낼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조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당시 두 차례 시행된 적이 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서울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서울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2020-03-1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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