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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22조·현대차 8조… 해외서 벌어 국내 투자·고용에 ‘박차’

삼성 22조·현대차 8조… 해외서 벌어 국내 투자·고용에 ‘박차’

박성국 기자
박성국 기자
입력 2023-09-01 01:34
업데이트 2023-09-01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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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 리쇼어링’ 나선 대기업들

美압박에 투자하되 수익은 국내로
반도체·전기차 공장 활용 ‘선순환’
LG도 해외 수익금 배당 4배 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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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프레스 컨퍼런스서 기조연설하는 벤자민 브라운
삼성 프레스 컨퍼런스서 기조연설하는 벤자민 브라운 삼성전자 유럽총괄 최고마케팅책임자(CMO) 벤자민 브라운이 독일 베를린 메세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3’를 하루 앞둔 31일 개최된 삼성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2023.8.31 삼성전자 제공
반도체와 배터리 등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미국 투자 압박을 받는 국내 대기업들은 해외 생산시설의 국내 이전 형식이 아니라 해외 법인 수익을 국내로 들여와 시설 투자와 고용에 활용하는 ‘자본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 경제 성장이 수출과 외수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만큼 미국과 유럽 등 빅마켓에 대규모 투자를 우선 집행해 거둬들인 자금으로 국내 투자를 이어 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자본 리쇼어링에 가장 크게 기여하고 있는 기업은 단연 삼성전자다. 31일 삼성전자의 올해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삼성전자 해외 법인의 본사(국내 법인) 배당액은 21조 845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배당액 1378억원 대비 158배 늘어난 규모로, 연간 배당액 기준으로도 가장 많은 액수에 해당한다. 미국과 중국 등 해외 법인의 이익잉여금을 본사 배당금 형태로 들여온 삼성전자는 이를 국내 반도체 생산시설 증설과 연구개발(R&D) 투자 등에 활용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에만 역대 최대인 25조 3000억원 규모의 설비 투자를 집행했고, 같은 기간 R&D에 14조원을 썼다.

상반기 실적 호조를 이어 간 현대자동차그룹은 7조 8000억원 규모의 해외 법인 잉여금을 국내 본사 배당액으로 확보해 국내 전기차 제조 생태계 조성에 힘쓰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확보한 자금을 현대차 울산 전기차 전용 공장, 기아 오토랜드 화성(신설), 기아 오토랜드 광명(라인 전환) 등에 고르게 투자할 계획이다. 생산 외에도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 및 라인업 확대, 핵심 부품 및 선행기술 개발에도 활용한다.

LG전자는 지난 1분기에 인도와 태국 등의 해외 법인 배당금 수익 6095억원을 국내로 들여왔다. 지난해 1분기대비 약 4배 증가한 액수다. 아울러 1분기에 각각 5202억원과 3702억원의 해외 법인 수익을 본사로 배당한 포스코홀딩스와 SK이노베이션은 하반기 국내 시설 투자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우리 기업들은 어려운 글로벌 경영 환경 속에서도 공격적인 해외 투자와 국내 투자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기업의 해외 법인 이익을 국내 법인에 배당할 때 내야 했던 세금을 지난해 정부가 대폭 축소한 것도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2023-09-0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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