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은하철도/이춘규 논설위원

[씨줄날줄] 은하철도/이춘규 논설위원

입력 2011-04-21 00:00
수정 2011-04-21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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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는 조선시대 지방 수령들에게 백성의 세금을 소중히 사용하라고 권고하는 내용을 많이 담고 있다. 다산은 지방관들에게 재정을 아껴 쓰고 절약해서 빚을 지지 말라고 했다. 남겨서 백성들의 삶을 윤택하게 하라고 했다. 특히 공적재산을 자신의 재산처럼 아끼라고 했다. 공적재산을 물 쓰듯이 흥청망청하다 재정이 바닥나면 백성들에게 피해를 준다고 경고했다. 오늘의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새겨들어야 할 텐데 아닌 것 같다.

세계 각국에는 정치인·관리와 건설업자가 결탁한 세금낭비 사업이 많다. 미국에서도 선거 뒤 쓸모없는 비행장, 경기장, 도서관 등이 지어진다. 건설사들이 공사를 따낸 뒤 정치자금을 제공하는 검은거래가 동반된다. 포크배럴(Pork barrel·돼지고기 통) 프로젝트란 정치가들이 자신의 이권 때문에 시작한 예산낭비 사업을 말한다. 이런 사업으로 문화회관, 도로 등 불필요하게 만들어진 시설들은 역설적이게도 흰코끼리(White elephant)로 불린다. 매년 수백억 달러의 혈세가 낭비된다.

일본도 세금 낭비 논란이 뜨겁다. 일본 최대 다목적댐인 기후현 도쿠야마댐. 건설 중단 등 진통 끝에 57년 만인 2008년 완공됐다. 건설비만 5조원 가깝다. 하지만 댐 구실을 제대로 못하면서 댐 철거론도 여전하다. 매년 엄청난 관리비만 낭비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군마현 얀바댐도 약 4조원이 투입돼 70% 정도 공사가 진행됐지만 2009년 정부가 예산낭비라며 건설을 중단시켰다. 공사 재개 방침이 세워졌지만 논란은 여전하다.

인천 월미은하레일. 월미도에 건설된 모노레일로 공사비 853억원이 투입돼 지난해 10월 완공됐다. 시험운행 중 어이없는 사고들이 이어지면서 “보완해도 운행 불가능”이라는 사망 진단까지 나왔다. 철거하려면 250억원이나 든다. 엄청난 낭비다. 만화영화 은하철도999처럼 월미은하레일도 만화 같은 결말이 날까. 인천시의회가 시민세금 낭비의 주범을 가리기 위해 조사특위를 구성, 전·현직 공무원들을 해부하겠다니 지켜보자.

이 밖에 용인·의정부 경전철 등 많은 공공사업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세금감시운동도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티파티가 조세저항 운동을 주도한다. 정부의 건전한 재정 운용, 작은 정부와 세금 인하 등을 주장하며 오바마 정부를 압박한다. 일본에서도 세금 낭비를 막겠다는 감세일본당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포퓰리즘 성행으로 혈세 낭비가 많아지는 것만큼 예산사용 감시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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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2011-04-2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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