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국가발전 위한 ‘지방재정 구상’ 제안한다/손희준 청주대 행정학과 교수

[시론] 국가발전 위한 ‘지방재정 구상’ 제안한다/손희준 청주대 행정학과 교수

입력 2011-10-04 00:00
수정 2011-10-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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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6일 실시될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문에 언론의 초점이 지방에 맞추어져 있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의 예산낭비와 재정 비효율에 대한 질타가 심하다. 물론 몇몇 단체의 낭비는 매우 심각하다. 하지만, 지방재정의 구조적인 문제와 바람직한 개선방향에 대한 보다 본질적인 논의는 거의 없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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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희준 청주대 행정학과 교수
손희준 청주대 행정학과 교수
무엇보다 최근 우리 사회의 본질적인 문제는 분파주의가 아닌가 싶다. 빈부 간, 세대 간, 지역 간, 정파 간, 종교 간 수직적·수평적 갈등과 분열이 극에 달하고 있다. 즉, 모든 문제는 남의 탓이고, 잘된 것은 내 탓이며, 차분히 머리를 맞대고 토론해서 방안을 모색하기보다는 나만 아니면 그만인 양 목소리를 높이거나 아니면 자리를 박차고 나가 결국 해결되지 않는다. 따라서 통합과 융합 및 희망의 한목소리가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본다.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과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더 이상 지체할 여유가 없어 보인다.

중앙과 지방 간에도 뿌리 깊은 불신과 갈등이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대한민국을 구성하는 것은 모든 지방정부이기 때문에 지방이 잘되어야 나라가 잘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은 항상 별개이고, 중앙에 비해 지방은 항상 못나고 부족하고 안 된다는 열등감이 자리잡고 있다.

지방자치가 도입된 지 20주년이 되는 올해지만, 아직도 정정당당한 성년의식을 찾아보기 어렵다. 무엇보다 지방자치의 성공을 담보해 줄 재정이 제대로 기능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국세와 지방세는 80대20으로 ‘2할 자치’이고, 재정자립도는 1995년 63.5%이던 것이 올해 51.9%로 뚜렷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재정은 곧 정치와 권력이다. 따라서 중앙정부는 지방의 자주 재원을 통한 자치역량 강화보다는 지방교부세와 보조금 등 의존 재원을 통해 그때그때 부족함을 채워주었다. 그러다 보니 지방 역시 부족한 돈을 스스로 충당하기보다는 항상 중앙에 매달리는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였고, 동시에 주민들도 자신들의 부담이 아니기 때문에 우선 쓰고 보자는 낭비적 성향과 무관심이 팽배하게 된 것이다.

바람직한 지방재정이란 가급적 주민들이 자기 부담을 통해 자기 지역의 씀씀이를 결정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주민들이 우리 동네에 무슨 사업이 얼마나 필요한지 관심을 갖고, 또한 자신의 혈세가 제대로 쓰여지는지, 아니면 낭비되는지 등을 감시하고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에게 재정운영의 투명성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지방의 경제활동과 관련된 대부분의 소비 및 소득과세를 국세로 걷고 재산세와 거래세인 취·등록세를 지방이 걷고 있다. 이러다 보니 대부분의 세금은 중앙이 거둬 지방에 다시 나눠 주게 되는데, 이때 중앙의 의도와 정치가 개입하게 된다. 결국, 지방자치는 허울뿐이고 중앙의 입김이 지방에도 작용하여 지방은 중앙정치의 대리전이 된다. 주민들 역시 자발적인 참여와 관심보다는 정략과 이해관계만이 작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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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그동안 강조되었던 호화청사나 각종 축제 및 이벤트사업에 따른 예산 낭비 등의 문제보다는, 서울시의 사례에서 보다시피, 장기적인 대규모 투자사업이 가져올 재정적 파급 효과가 더 어마어마하다. 따라서 향후에는 대규모 지방 투자사업에 대한 공정하고 객관적인 투자심사 제도를 마련하여 단체장의 임기와는 별개로 지방발전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것이야말로 재정의 안정성과 효과성을 유지할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다. 동시에 보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지방소비세의 상향 조정 등 중앙과 지방 간의 재원배분 방향뿐만 아니라 광역과 기초 및 동급 자치단체 간의 재정협력과 연계 등 전문가들이 함께하는 국가발전을 위한 ‘(가칭)중장기 지방재정발전 구상’을 제안하는 바이다. 물론 예산낭비를 일삼는 지방정부는 단체장의 주민소환 및 의회 해산 등 강력한 제재수단을 동시에 검토할 필요가 있다.
2011-10-0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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