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전략 경영의 힘/강영원 한국석유공사 사장

[CEO 칼럼]전략 경영의 힘/강영원 한국석유공사 사장

입력 2010-06-28 00:00
업데이트 2010-06-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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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취임 이후 필자가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많이 강조한 말은 ‘전략’이었다. 기존의 주간·월간·분기 ‘경영회의’를 각각 주간·월간·분기 ‘전략회의’로 이름을 바꿨으며, 월 초마다 직원들을 만나는 월례조회에서 우리 조직을 전략 집중형 조직으로 전환하자고 거듭 강조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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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원 한국석유공사 사장
강영원 한국석유공사 사장
전략이라는 단어를 쓰면서 기존의 틀을 깨고, 일하는 방식과 기업문화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고 싶었다. 그냥 열심히 할 것이 아니라 흔히 말하는 전략적인 사고를 통해 일상업무 속에서 우리 회사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되새겼으면 하는 욕심에서였다. 그것이 다름아닌 전략 경영이고, 필자는 그 힘을 믿고 있었다.

최근 한 보고서에서 173년간 지속적으로 성장한 P&G의 사례를 접한 적이 있다. 지금까지 그들의 생존을 이끈 핵심 요소는 “고객의 삶을 향상시키고 감동을 주는 것”이라는 기업의 명확한 존재 목적이라고 하는데, 이 목적을 중심으로 한 성장 전략과 목적에 집중한 실행, 목적을 고무시키는 문화가 지금까지의 성장을 견인했다는 문구가 인상적이었다. 또 그들의 전략에는 직원들이 어디서 경쟁하고, 어떻게 이길 것인가 하는 방향이 분명하게 제시돼 빛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 돋보였다.

전략경영의 핵심은 바로 그런 것이다. 직원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명확한 목적과 목표를 제시하고, 그들이 늘 회사의 방향과 전략이 함께 뛰게 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기업의 성공에는 단순한 ‘경영 전략’이 아닌, ‘전략 경영’이 반드시 필요하다. 회사의 비전과 전략적 목표를 모든 구성원이 효율적으로 소통하고, 또 그 결과를 서로 원활하게 피드백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전략적인 경영이라 함은 기업의 운영시스템과 전략시스템의 완벽한 통합을 의미하는 만큼 체계화된 시스템 구현 또한 중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필자는 전사적 자원의 전략적 관리를 가능하게 하는 ‘SEM(Strategic Enterprise Management) 시스템’을 서둘러 도입한 바 있다. 경영의 툴이 변화하는 만큼, 경영시스템도 전략목표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선진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SEM 시스템은 전 구성원들이 자신의 업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PDCA (Plan, Do, Check, Action) 간의 유기적인 경영을 가능하게 해주는 시스템이다.

물론 시행착오도 있었다. 전사의 전략 목표를 하위 조직으로 합리적으로 분배한다는 것이, 또 전략 과제별로 모든 업무를 지표로 설정해 성과를 도출해야 한다는 것이 영 익숙하지 않았다. 전사 직원들이 한 몸처럼, 전사의 모든 업무가 톱니바퀴처럼 잘 짜여져 돌아간다는 것이 쉽지 않은 작업이었고 소통을 위한 많은 설득의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점차 SEM 시스템이 회사에서 자리를 잡아갈수록 회사의 목표와 전략이 각 실무 조직에 계단식으로 전달되는 데 효과적이었다. 실제로 모든 전략이 빠르게 실행되고, 직원들이 전략적인 관점에서 업무를 추진하게 됐다.

기존에는 직원들이 자신이 속해 있는 작은 조직 안에서 수직적으로 주어지는 역할에만 매달렸다면 이제는 임원, 처·실장뿐 아니라 팀장, 팀원까지 모두 회사의 전체적인 전략 목표 아래 유기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데 익숙하게 됐다. 지금 내가 회사 전체의 목적과 발전의 어느 부분을 맡고 있는 것인지, 어떻게 연결되고 있는지를 인식하게 된 것이다.

기업의 명확한 목적은 지속적인 성장을 견인한다. 그리고 그 명확한 목적은 직원들을 신바람나게 하고, 기업의 전략경영을 발전시킨다. 전략경영이 한 기업에 뿌리 내리기 위해서는 조직과 구성원들이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려는 용기가 전제돼야 한다. 그리고 결과를 직원들이 체험하고, 성과를 공유할 때 전략 경영의 힘은 배가될 것이다.
2010-06-2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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