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부즈맨 칼럼] ‘꼰대’로는 안 된다/이소영 서울대 소비자아동학부 4년

[옴부즈맨 칼럼] ‘꼰대’로는 안 된다/이소영 서울대 소비자아동학부 4년

입력 2012-01-25 00:00
수정 2012-0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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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영 서울대 4년·전 대학신문 편집장
이소영 서울대 4년·전 대학신문 편집장
“제가 잘못 생각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지난해 11월, ‘나는 꼼수다’로 더 잘 알려진 김용민 시사평론가가 트위터에서 한 말이다. 지난 2009년 그는 ‘너희에겐 희망이 없다’는 글을 통해 이른바 ‘20대 포기론’, ‘20대 개새끼론’을 주창하며 정치에 무관심한 청년들의 행태를 맹렬하게 비판한 바 있다. 2년 만에 자신의 발언을 전면 수정하게 된 배경에는 10·26 서울시장 보궐 선거가 있었다. 여느 때와는 다르게, 선거 과정에서 20대가 온라인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공간에서 선거에 대해 높은 관심을 두고 활발히 활동했으며 이것이 투표로까지 이어져 박원순 시장의 당선에 크게 이바지했기 때문이다.

청년의 목소리가 투표라는 실질적 힘으로 표출되자, 정치권은 청년세대에 러브콜을 보내기 시작했다. 한나라당은 비상대책위원회에 27세의 이준석씨를 앉혔으며, 민주당은 ‘슈퍼스타 K’ 방식의 완전 국민참여 경선으로 청년비례대표를 공천해 2030세대의 정치 참여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 역시 ‘청년 유니온’에 서울시의 청년 정책 수립 파트너가 돼 달라고 요청했다. 청년 일자리 창출과 등록금 인하 역시 하나의 정치 담론으로 자리 잡았다. 2011년이 ‘청춘 콘서트’로 대표되는, 멘토들이 아픈 청춘들을 위로하는 해였다면, 총선과 대선이 있는 2012년은 청년들이 하나의 정치세력으로 부상하는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미성년자도, 기성세대도 아닌 하나의 유보 계층으로 무시당하던 청년의 목소리가 비로소 표출되고 이것이 정책화되는 것은 물론 바람직하지만,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 속에 여전히 ‘꼰대’의 그림자가 보인다.

김용민의 사과는 20대의 각성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20대를 ‘개새끼’로 보는 이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투표했음에 대한 칭찬이었고, 한나라당의 이준석씨는 나이만 20대일 뿐 청년으로서 목소리를 내기보다는 당 쇄신의 젊은 이미지 담당에 그치고 있다. 민주당의 청년비례대표 후보 모집 역시 서바이벌 프로그램 방식의 경선을 도입해 주목도를 높이는 ‘정치 쇼’ 이상은 아닌 듯하다. 청년의 목소리에 진정으로 귀 기울이기보다는 구색을 갖추고 이를 통해 청년세대의 힘을 이용하고자 하는 것이다. 청년을 하나의 독립된 세대로 인정하지 않고 기성세대 진입의 이전단계로 보는 시각은 아직도 바뀌지 않았다. 이것이 ‘청년 열풍’의 진짜 모습이다.

아쉬운 것은 서울신문 역시 청년 세대에 대해 정치권과 다름없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의 거짓 청년 열풍 속에서, 신문은 그 이면을 지적하며 진짜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고 이들의 진정한 정치참여 통로를 모색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서울신문에서는 청년 세대와 관련된 기사를 찾기 쉽지 않다. 혹시 놓친 것이 있나 싶어 검색창에 ‘청년’이나 ‘대학생’을 입력해도 앞서 언급한 기사 외의 내용은 찾아보기 어렵다. 해당 기사를 살펴봐도 단편적인 보도에 그칠 뿐, 그 어디에도 당사자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한나라당 이준석 비대위원의 임명에 대해 청년 세대의 생각을 묻는다거나(2011년 12월 28일 자), 민주당 청년비례대표 입후보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에 대한 분석은 없다(1월 12일 자). 등록금심의위원회 구성에 아직 갈등을 겪는 대학이 있고, 반값등록금 운동의 구심점이 됐던 숙명여대의 등록금 인하율이 3% 미만에 그친 데 대한 여러 의견이 있을 것임에도, 서울신문에서 그에 대한 관심은 찾아보기 힘들다(1월 24일 자).

서울신문은 다른 신문과는 달리 ‘고시&취업’ 면을 통해 청년들에게 더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청년은 단지 취업을 준비하고 기성세대 진입을 준비하는 단계가 아니다.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고 도와주려는, 내려다보는 시선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제 가만히 손잡아 주는 위로의 시대는 끝났다. 이들을 말하게 하라. 이들의 목소리를 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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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25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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