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뉴타운, 전력대란 그리고 나비효과/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

[CEO 칼럼] 뉴타운, 전력대란 그리고 나비효과/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

입력 2012-02-13 00:00
수정 2012-02-13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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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
요즘 서울시가 내놓은 ‘뉴타운 정비사업 신(新)정책 구상’이 이슈가 되고 있다. 전체 1300여개 뉴타운 구역 중 절반 정도에 대해 뉴타운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는 것이 핵심으로 뉴타운 정책의 실질적 출구전략이라 할 수 있다. 뉴타운은 2002년 은평뉴타운을 시작으로 추진됐으니 대한민국은 10년간 ‘뉴타운 논란’에 휩싸여 있다.

정책이 바뀌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법이다. 뉴타운 정책은 가계 재산목록 1호인 주택에 관한 일인지라 이해관계에 따라 온도 차가 천차만별이다.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지역의 조합원은 희색을 보이고, 안 그런 지역에 집을 가진 쪽은 울상을 짓고 있다. 뉴타운 정책이 퇴출되든, 마을공동체 중시의 정비로 전환되든 기본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어떤 일을 하기로 했다가 하지 않을 경우 장단과 명암이 반드시 있다. 그동안 개발 논란에 묻혀 소홀히 여기던 문제를 잘 따져 보고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 노후 주택에 계속 살게 될 주민들, 특히 저소득층 세입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살펴봐야 한다.

뉴타운 지역이나 재건축 대상 지역에 있는 주택이나 아파트 생활의 가장 큰 불편은 겨울철 난방이라 한다. 난방비가 엄청나게 들지만 춥다고 한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에너지 구입비가 총 가구 소득의 10%를 초과하는 ‘에너지 빈곤층’을 120만명 정도로 추정한다. 빈곤 가정이 에너지 빈곤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빈곤 가정 주택의 에너지 효율이 높아야 하는데 현실은 오히려 반대다. 저소득층의 주택 중 에너지 효율 개선을 위해 수리가 필요한 가구는 52만 가구 정도로 추정된다.

노후 주택에서 열 손실이 가장 많은 곳은 바로 유리창과 출입문, 지붕이다. 전문가들은 1970, 80년대에 지어진 아파트는 단열 유리로만 교체해도 최대 30% 정도 난방비를 줄일 수 있으며, 현관문만 바꿔도 최소 10% 정도의 난방비를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창문과 현관문 수리 등 단열 공사로 70년대 아파트는 난방비를 50% 정도, 80년대는 40%, 90년대는 30% 정도 아낄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 직접 살지도 않고 조만간 철거될 집에 돈을 들일 집주인이 없기 때문이다. 노후 주택에 전·월세로 살고 있는 대다수의 가구에서 전기 난방 매트, 온풍기 같은 전열기가 주된 난방 수단이 된 것은 이런 연유 때문이다.

여름에만 논란거리가 되던 전력대란이 1, 2년 전부터 겨울철에도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55년 만에 기록적인 한파가 몰아닥친 지난 2일 전력 수요가 7383만㎾(예비율 7%)를 기록했다. 최대 전력 수요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1월 17일의 7314만㎾를 69만㎾ 넘어선 것이다. 특단의 대책 없이는 전력 예비율 1% 미만이라는 위기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뉴타운 퇴출과 재건축 지연으로 노후 주택의 단열성능 확보가 늦어져 난방용 전기소비가 꾸준하게 늘어 겨울철 전력대란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자칫 뉴타운 퇴출이 ‘블랙아웃’으로 이어지는 ‘나비효과’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정책 당국은 노후 주택의 에너지 소비 실태를 파악하고 단열 성능 향상을 위한 개·보수 지원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여기에 발전소 건립 재원을 활용할 필요도 있다. 발전소를 몇 기 더 건설하는 것보다 전기 소비를 줄이는 데 투자하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일 수 있다. 즉시 효과가 날뿐더러 오랫동안 지속되기 때문이다.

뉴타운 개발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을 보면서 너무 오랜 기간 많은 기대와 실망을 반복해 왔다. 뉴타운 정책은 누구를 위해 세웠고, 누구를 위해 없애는지 보다 근본적인 생각을 하길 바랄 뿐이다. 가뜩이나 2월의 이상 한파에 마음이 더 심란하다. 다음 겨울이 오기 전에 추위에 무방비인 집들이 따뜻한 집으로 바뀔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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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1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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