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칼럼] 민족의 유산과 오래된 미래/이석우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민족의 유산과 오래된 미래/이석우 도쿄 특파원

이석우 기자
입력 2017-08-20 22:34
수정 2017-08-20 23:39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1961년 이후에만 재일 한인학생 및 유학생 7만 8000여명에게 장학금을 지원해 온 재일 장학재단이 있다. 1960~80년대 일본에서 유학하던 상당수의 한국인 유학생들도 혜택의 예외는 아니었다.
이미지 확대
이석우 도쿄 특파원
이석우 도쿄 특파원
조선장학회이다. 대한민국을 모국으로 삼고 자유민주주의를 신봉하는 민단(재일본대한민국민단),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을 추종하는 총련(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이 각각 추천하는 재일 동포들과 저명한 일본 학계인사 등 3자가 공동 운영하는 일본 법규에 의거한 공익재단법인이다. 장학회 이름에 ‘조선’이 붙은 탓에 ‘총련이나 북한이 직접 운영한다’는 오해도 없지 않았지만 장학생 가운데 훗날 주일 한국대사가 된 유학생도 있다.

출발점은 1900년 대한제국의 주일 한국공사관에 설치됐던 ‘유학생 감독부’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권을 빼앗기면서 일제 산하기관 등으로 변신을 거듭하다가 1945년 일제 패망으로 그해 11월 재일 한인들로 구성된 이사회가 출범하며 전기를 맞는다. 남북 분단 등 한반도 내 좌우익 충돌의 영향으로 공중분해돼 일본 국고로 환수될 위기도 여러 차례 있었지만, 재일 좌우익 동포사회의 자제와 타협, 뜻 있는 일본 지성인들의 중재와 성원으로 지금에 이르렀다.

주요 사안을 결정하는 재단 이사회 및 평의회를 재일동포 사회의 좌우익이 같은 수의 구성원으로 운영하고 있다. ‘다수결이 아닌 합의를 전제로 한 운영’이 재단 운영의 묘(妙)였다. “이사회나 평의원회에서 (민단과 총련이 추천하는) 구성원들이 합의하면 일본인 이사와 평의원들도 합의해 주는 것이 관례”라고 한다. 이데 요시노리 도쿄대 명예교수 등이 비상임 이사로, 오쿠시마 다카야스 전 와세다대 총장, 다나카 유코 호세대 총장,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 등이 평의원으로 각각 재단에 참여하고 있다.

도쿄의 9개 전철 노선이 교차하는 신주쿠역에서 서쪽 출구 쪽으로 3~4분 걷다 보면 육상과 지하 통로로 이어지는 지하 3층, 지상 9층의 장학회 본관을 만나게 된다. ‘장학회관’이란 이름의 신주쿠의 장학회 본관 등에서 나오는 임대료가 장학회 재원이다. 지난해 경상수익이 13억 4600만엔(약 141억 1348만원)이었고, 그 가운데 3억 8257만엔이 장학금으로 쓰였다. 대한제국에 연원을 둔 오랜 유산이 민족 후세들을 위해 쓰이고 있었다.

장학회의 역사는 어떻게 민족을 위해 함께해야 하는가를 보여준 ‘오래된 미래’이다. 그러나 재일교포 6세들이 나오는 시대적 변화 속에서 장학회도 변신과 미래를 고민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발전과 젊은 교포들의 민족적 구심점 유지에 어떻게 기여할까 등이다. 민족 교육의 이념을 어떻게 정립할지에 대한 숙제도 산적해 있다.

이념의 대척점에 서 있는 재일동포사회의 좌우익들이 재단을 여기까지 끌고 온 것만도 경이롭지만, 미래는 늘 도전과 시련을 안겨 준다. 재일동포사회가 어떻게 대립과 갈등을 넘어 새로운 정체성과 구심점을 확립해 나갈 수 있을까. 조선장학회는 재일동포사회의 과거 성취와 함께 미래 도전을 상징하는 단면이다.

빠른 속도로 일본 사회 속으로 녹아들어가는 원심력이 커진 젊은 재일동포들과 재일동포사회를 어떻게 유지시켜 나갈 수 있을까. 애환의 민족 근대사가 서려 있는 117년 역사의 민족 유산은 좌우익의 대립, 동포사회의 해체 등 우리가 함께 풀어 나가야 할 문제들을 던지고 있다.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대표단, TBS 본사 전격 방문… 신임 대표 비롯한 현장 직원 목소리 들으며 ‘정상화 주도’

존폐 위기에 내몰린 서울시 미디어재단 TBS의 활로를 모색하고자,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원내대표단(대표의원 김길영, 강남6)이 마포구 본사를 직접 찾아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방문은 서울시의회 국민의힘의 주도로 성사됐으며, 한용길 TBS 신임 대표이사의 취임 후 첫 공식 대외 행보로 이어져 재단 정상화를 향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논의의 물꼬를 텄다. 이날 의원단은 경영진 6명과의 형식적인 만남에 머물지 않고, 무임금의 고통 속에서도 방송 제작과 기술, 행정 현장을 묵묵히 지켜온 실무 직원 30여 명과 마주 앉았다. 이들의 절박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발로 뛰는 현장 중심 의정의 의미를 더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김길영 대표의원은 “인력이 축소된 상황에서도 무임금 상태로 방송과 조직을 지켜오신 TBS 임직원 여러분의 고통과 노고에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엄중한 현실을 의회 차원에서도 결코 방관하지 않고 있으며, 현장의 절박한 목소리를 직접 듣고 해결책을 함께 모색하기 위해 이 자리에 찾아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황철규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 ‘TBS 정상화 협의체’에 직접 참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thumbnail -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대표단, TBS 본사 전격 방문… 신임 대표 비롯한 현장 직원 목소리 들으며 ‘정상화 주도’

jun88@seoul.co.kr
2017-08-21 2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위로